'불굴의 투르크 전사' 터키가 잊지 못할 명승부를 펼치며 '동유럽의 강호' 체코를 무너뜨렸다. 0대2로 뒤지던 터키는 경기 종료 15분여 동안 무서운 공격을 펼친 끝에 3대2로 기적같은 역전극을 펼치며 승리, 2승1패로 8강에 올라 크로아티아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16일 오전 3시45분 스위스 제네바의 스타드 드 제네바에서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A조 3차전인 체코와 터키의 명승부가 시작됐다. 202cm의 장신 얀 콜레르를 투입한 체코의 전략이 먼저 맞아 떨어졌다.
전반 34분 체코의 즈데넥 그리게라가 왼측면을 돌파,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자 콜레르가 헤딩 슛, 터키의 골문을 갈랐다. 수비에 치중하다 선제골을 내준 터키는 반격에 나섰으나 체코의 견고한 수비에 막혔다.
후반 들어 터키는 공격력이 뛰어난 사브리와 카짐 카짐을 잇따라 투입, 맹반격에 나섰다. 좌우 측면에서 가해지는 터키의 공격에 체코는 웅크린 채 막아내기에 바빴다. 그러나 터키의 중앙 수비수 엠레 귄고르가 부상을 당해 경기장 밖으로 옮겨진 사이 체코의 반격이 이 틈을 파고 들었다.
후반 17분 리보르 시온코(FC 코펜하겐)가 왼측면에서 길게 크로스를 올리자 반대편에서 쇄도한 야로슬라프 플라실(오사수나)이 발을 갖다대 추가 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터키에게 결정타가 된 듯 보였다. 터키 선수들은 경기의 리듬을 잃고 패스가 끊기는 등 후유증을 보였다. 그러나 터키는 다시 힘을 냈다.
후반 30분 오른쪽 윙백 하밋 알틴톱이 체코의 페널티 라인 오른 측면을 파고 들며 가운데로 찔러주자 아르다 투란이 강력한 슛을 날렸다. 투란의 슛은 체코의 골키퍼 페트르 체흐의 손 끝을 스치며 골망을 뒤흔들었다.
이후 터키의 가공할 만한 공격이 다시 불을 뿜었다. 체력이 떨어진 체코 선수들은 자기 진영에 웅크렸고 터키는 쉴 새 없이 체코의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42분 알틴톱이 길게 크로스를 올려주자 체흐가 점프하며 잡으려 했으나 내리는 비로 인해 미끄러운 볼이 손을 빠져나갔고 이를 달려들던 니하트 카베시가 밀어넣어 동점 골을 뽑았다. 터키 수비수가 부상당한 사이 체코의 두번째 골을 도왔던 운명의 여신은 세계 최고의 수문장 중 한 명인 체흐에게 실수를 하게 해 결국 공평하게 작용했다.
터키는 이어 후반 44분 툰가이 산리가 절묘한 침투 패스를 찔러주자 체코의 오프사이드 함정을 빠져 간 니하트가 이를 건네 받은 뒤 오른발로 감아차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후 터키 골키퍼 볼칸 다미렐의 퇴장으로 공격수 툰가이 산리가 골키퍼로 나서는 해프닝이 빚어진 끝에 체코가 마지막 반격에 나섰으나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같은 시각 스위스 바젤의 세인트 야콥파크에서 열린 A조 경기에서 8강 탈락이 확정된 공동 개최국 스위스는 하칸 야칸이 두 골을 뽑아내 8강 진출이 확정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주전들을 뺀 포르투갈을 2대0으로 눌렀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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