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탈리아 8강 가고 프랑스 집에 가고

'죽음의 조' 탈피 자존심 대결…프랑스 2대0꺾어

행운이 함께 한 이탈리아가 프랑스의 짐을 싸게 하며 '죽음의 조'에서 부활했다. 2대0으로 이기며 1승1무1패를 기록한 이탈리아는 네덜란드가 최선을 다해 루마니아를 이겨주는 바람에 C조 2위로 8강에 올라 D조 1위 스페인과 8강 '빅 매치'를 벌이게 됐다. 네덜란드도 루마니아에 2대0으로 승리, C조 1위(3승)로 8강을 확정지었고 2무1패의 루마니아는 프랑스와 같은 처지가 됐다.

18일 오전 3시45분 스위스 취리히의 레치그룬트 슈타디온에서 열린 C조 3차전에서 이탈리아가 불운이 깃든 프랑스를 제쳤다. 전반 초반 프랑스의 활발한 공격이 이탈리아를 몰아부쳤으나 전반 10분 프랑크 리베리가 부상으로 사미르 나스리와 교체돼 나오면서 공격의 동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전반 25분에는 이탈리아의 루카 토니가 페널티 구역 안에서 프랑스의 에릭 아비달에게 백 태클을 당하면서 페널티 킥을 얻게 됐고 아비달이 퇴장 당해 분위기가 이탈리아 쪽으로 기울었다. 침착한 안드레아 피를로가 이탈리아의 선제 골을 터뜨렸다.

이탈리아는 전반 막판 파비오 그로소의 환상적인 프리킥 슛이 프랑스 골키퍼 그레고리 쿠페의 손을 스치며 골대를 맞아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이탈리아의 운은 네덜란드로부터도 건네졌다. 8강 진출이 확정돼 뤼트 판 니스텔루이, 베슬리 슈니이더 등 주전급 선수들이 결장하고 클라스 얀 훈텔라르, 로빈 판 페르시, 이브라힘 아펠라이 등이 나섰지만 네덜란드는 루마니아를 맞아 느슨하게 경기 할 생각이 없었고 화력도 전혀 강도가 줄지 않았다. 같은 시각 스위스 베른의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열린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후반 9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땅볼 크로스를 훈텔라르가 차 넣어 선취 골을 터뜨렸다. 승리하더라도 루마니아가 이기면 8강에 올라갈 수 없었던 이탈리아의 관중들은 휴대폰 인터넷으로 이 소식을 전해듣고 환호성을 울렸다.

마음이 바빠진 프랑스 선수들은 수가 적었지만 후반 초반 카림 벤제마가 예리한 중거리 슛을 날리고 티에리 앙리의 터닝 슛이 나오며 공격을 주도했다. 그러나 후반 17분 이탈리아의 결정타가 터졌다. 프리킥 기회를 맞은 이탈리아의 다니엘레 데 로시가 날린 슛이 방어벽을 쌓은 앙리의 발을 맞고 방향이 바뀌면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었다.

낙담한 프랑스 선수들의 공격은 점차 활기를 잃었고 이탈리아 관중들은 종료 10여분 전부터 8강 진출을 확신한 듯 노래를 부르며 일찌감치 승리의 뒤풀이를 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관중들은 망연자실하거나 노기 서린 표정으로 말없이 기대가 사라진 경기 모습을 바라보았다. 부상 당해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프랑스의 '공·수의 핵' 파트리크 비에이라도 벤치에서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둘 곳 없는 시선을 그라운드로 향했다.

네덜란드가 건네주는 행운의 소식이 또 전해졌다. 네덜란드는 후반 42분 데미 데 제이우의 로빙 패스를 받은 판 페르시가 골문 앞에서 가슴으로 트래핑한 후 왼발 슛으로 루마니아의 골문을 갈랐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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