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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관련 기업들 "이럴바엔 포항 떠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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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파업…납기차질 업체 하소연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현장이라고 포항에 자리 잡았는데, 매번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공장을 울산이나 거제로 옮기는 편이 훨씬 낫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류마비 사태를 풀기 위한 화물연대 포항지부와 포항지역 대형 화주·운송사 대표들 간의 협상장. 한 조선관련업체 대표는 협상과정을 지켜보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며 "공장을 옮기겠다. 포항에서는 더 이상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조선 관련업을 지목, 연관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포항이 긴장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이후 '물류수송과 관련해 지리적으로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는 지적이 기업인들 사이에서 제기되면서 오히려 기피지역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물류마비 사태가 일주일째로 접어들면서 5만t가량의 제품을 납품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한 조선관련업체 대표는 18일 "울산·거제로 공장을 이전하고 그곳까지는 선박을 이용한 해송(海送)으로 수송체계를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1차 총파업 이후 화물연대를 비롯한 화물운송 업자들이 이번까지 세번째 파업(수송거부)을 단행했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매번 파업사태가 빚어질 때마다 납기지연 등 낭패를 당해야 한다면 포항공장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업체들 주장이다.

다른 한 업체 관계자도 "포스코·동국제강·현대제철 등 원자재 생산업체에서 자재를 공급받는 대로 곧바로 항만을 통해 현지로 이송하고 가공·제조 등의 공정을 현지에서 수행하면 이번 같은 납기지연 사태는 막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포스코를 비롯한 300여개 철강관련업체가 입주해 있는 포항공단에서 외부로 통하는 물류수송 도로가 섬안큰다리와 제2산업도로 2곳밖에 없어, 굳이 공장 출입문을 봉쇄하지 않더라도 이들 길목만 차단하면 포항공단은 사실상 외부와 단절되는 취약한 도로구조를 가졌다는 점도 포항의 약점이라는 것.

한 조선 기자재 업체 임원은 "하치장은 조선소 바깥에 확보하고 작업장은 조선소 안에 둔다면 조선사들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지 자치단체 등의 지원 약속도 있어 공장이전 방침이 엄포용이 아니라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조선 관련 기업인들의 이 같은 푸념이 쏟아지자 포항시청의 한 관계자는 "자칫하면 외지기업 유치는커녕 있는 기업마저 떠나보낼지도 모르겠다"며 발을 굴렸다. 그러나 "어떤 해법이 있겠냐"는 물음에는 입을 다물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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