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천 '함께하는 세상' 노인 4년째 음식 대접

국수 '한 그릇' 사랑 '두 그릇'

▲ 영천 지역 노인과 불우이웃들이 나눔의 집에서 봉사단체
▲ 영천 지역 노인과 불우이웃들이 나눔의 집에서 봉사단체 '함께하는 모임'이 제공하는 식사를 하고 있다.

"비록 한 그릇의 국수이지만 진수성찬 부럽지 않은 사랑을 듬뿍 담았습니다."

지난 1일 낮 12시 영천시 교촌동 영천향교 인근 '나눔의 집'에는 노인들과 인근 저소득층 주민 70여명이 지역 자생 봉사단체인 '함께하는 세상' 회원들이 점심으로 제공하는 국수를 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이들은 멸치 국물에 금방 삶아낸 국수와 고명을 얹어, 보기에도 맛깔스러운 잔치국수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 그릇씩 뚝딱 비웠다.

함께하는 세상(운영위원장 송오생)이 4년째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이틀 동안 '국수사랑'을 펴고 있다. 이날 노인들과 불우이웃에게 대접한 국수는 1인당 2그릇 꼴인 150여 그릇. 이들에게 제공된 국수와 각종 양념의 재료만도 대략 1t트럭 한대 분에 달한다.

이 봉사는 2005년 송오생(53)씨와 부인 우현옥(51)씨가 영천에서 1급 시민정비공장을 운영하며 생긴 이익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시작했으며, 지금은 뜻을 함께하는 이웃들이 동참해 회원수가 김광숙 김미자 김상명 김태순 류귀연 박영자 배태순 이동순 이인숙 정숙이 조선미씨 등 20여명으로 늘어났다.

함께하는 세상은 자력 봉사를 원칙으로 해 영천시 등 기관·단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아예 된장과 간장을 담가 판매, 그 수익금으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된장은 3㎏ 3만원, 간장은 1.8ℓ 1만원에 판매한다.

특히 완산동 봉정사에서 송 위원장 등이 만든 된장과 간장은 자연산 상황버섯 등을 첨가, 다른 곳의 장류보다 맛과 향이 탁월하다는 소문이 나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송 위원장은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은 우리 삶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저축"이라고 강조했다. 010-6809-1075.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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