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등원을 둘러싸고 여야의 막판 기싸움이 치열하다.
한나라당은 임시국회가 끝나는 4일까지 야권이 등원하지 않으면 '단독개원'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통합민주당 등 야당들은 "야당 협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기싸움 이면에는 개원 이후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작용하고 있다. 여당은 '수적우위'를 바탕으로 국회 운영을 주도하려고 하고, 야당들은 '쇠고기 민심'을 지렛대로 대여 공세의 주도권을 쥐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일 "4일 국회의장 선출에 야당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여야가 합의한 사항들은 무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4일 국회의장만이라도 뽑기 위해 오늘부터 국회의원들로부터 서명을 받으려고 한다"며 "국회의장을 선출하더라도 개원식은 하지 않을 것이며, 개원국회의 의사일정 및 운영 문제는 야당과 계속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식 개원이 아닌 의장 선출절차를 밟기 위한 국회를 일시적으로 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4일 오후 2시 본회의를 개최해 국회의장만 선출하고 향후 개원식과 국회운영은 제 정파와 모두 협의하겠다'는 취지의 본회의 출석 동의서를 한나라당 의원은 물론 무소속 의원 등에게 발송했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 등 야당들은 "여당의 단독개원은 5공 군사시절에도 없었던 독재발상이고 야당에 대한 협박"이라며 맞섰다. 여야 간 합의에 기초하지 않은 채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야당을 협박하고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서갑원 원내 수석부대표는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이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이자 스스로 소통의 정당이 아니라 '먹통' 정당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도 "이명박 대통령과 정확히 코드가 일치하는 국민 무시, 입법부 무시 태도"라며 "오만과 독선에 가득 찬 독재정치의 서곡을 알리는 선포다"라고 비난했다.
앞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4일 단독 등원하려고 하는 것은 의회독재를 하겠다는 것이다. 국회도 머릿수로 일방통행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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