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車쇼핑, 이젠 편안하게…車유통시장 백화점식 대세

[자동차 유통시장이 바뀐다] (하)중고시장 이제는 브랜드 시대

▲ 전국에서 백화점식 중고차 매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서울오토갤러리는 우리나라 백화점식 중고차매장의 전형으로 평가받는다.
▲ 전국에서 백화점식 중고차 매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서울오토갤러리는 우리나라 백화점식 중고차매장의 전형으로 평가받는다.

3년전 문을 연 대구 수성구 지산동 한 수입차 전시장. 정기적으로 음악회와 전시회를 열고 친환경 설비를 통해 최적의 정비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곳은 자동차 전시장을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해 지역 자동차 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수입차 매장들이 전시장을 차만 진열하는 공간으로는 생각하지 않게 한 것.

이는 비단 수입차 전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고차시장도 바뀌고 있다. 서울과 경남 등지에 이어 대구에도 백화점식 중고차 매장이 속속 들어선다. 중고차 유통시장에서도 브랜드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대세는 백화점식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서울오토갤러리, 소비자들은 이곳을 찾으면 놀란다. 노천 중고차시장과 달리 여름철에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백화점처럼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매장과 차량이 많기 때문에 선택의 폭도 넓다. 연식, 사고유무, 가격 등을 꼼꼼히 비교해보면서 자신의 입맛대로 차량을 고를 수 있다.

이곳은 한번에 2천300여대의 중고차 매매가 가능한 중고차 백화점. 개장 5년을 맞은 서울오토갤러리는 국내 중고수입차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입중고차 전문 매매단지로 성장했다. 월 평균 거래량은 1천200여대 규모다. 지상 4층, 지하 6층 규모로 국내외 84개 업체가 입주해있다. 이는 서울의 장안평시장과 율현시장을 뛰어넘는 규모. 서울오토갤러리는 금관, 은관 등 두 건물과 그 사이에 위치한 전시관에서 중고차와 수입 신차 판매는 물론 정비, 튜닝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금관에는 수입신차 전시장과 각종 부대시설, 은관은 81개 중고차 매매업체와 부품대리점, 튜닝 전문점 등이 있다.

분양가격(승용차 15대 전시 가능 면적 기준)이 6억5천만~7억5천만원이었지만 지금은 15억원에 달한다. 사려고 해도 매물이 없을 정도다. 양재IC가 지척인 데다 경기도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사통팔달의 교통망 때문에 대구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소비자가 몰려든다.

하지만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설계 당시 일반 신차 전시장으로 꾸며져 흡·배기 시설이 취약했다. 추가로 5천만원을 들여 배기시설을 교체했다. 또 성능점검장을 지하 5층에 만든 것도 실수였다. 지금은 지하 1층으로 옮겼다.

성공을 위해 많은 노력도 기울였다. 지금까지 중고차시장의 병폐는 호객행위. 이곳은 백화점을 표방하면서 호객행위를 근절했다. 또 가격표시제도 실시하고 있다. 국산차는 소비자가 대강 가격을 판단할 수 있지만 수입차는 불가능하기 때문. 지난해부터 수입중고차 시세표 책자를 발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진한 서울오토갤러리자동차매매조합 부장은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과 맞물려 수입중고차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전국 중고차시장은 백화점식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도 브랜드 시대 돌입

대구에도 백화점식 중고차 매장이 잇따라 들어선다. 현재 지역 중고차 매매단지는 노천에 차량을 전시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중고자동차 매매장들은 도심에서 벗어난 부도심지역이나 시 외곽지 등 미개발지에 들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넓은 공간 확보와 싼 임대료 때문.

내년 서구 이현동에 들어서는 엠월드는 기존의 평면적인 자동차 매매장 형태에서 탈피해 입체적인 주차 빌딩 형식의 매매장으로 건립된다. 수입차 전시장과 중고차 전문매장, 일반 사무실, 자동차 종합클리닉센터, 은행, 할부 금융, 보험사, 식당 등으로 들어서는 엠월드는 수준높은 자동차 문화와 여가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카가 전시될 상설 전시장, 튜닝카 전시 등 집객을 유도하는 다양한 문화공간이 만들어지고 푸드 코트, 대형 맥주광장, 남성 전용 사우나 등 근린생활시설이 갖춰져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혹한, 혹서, 장마에 영향받지 않고 실내공간에서 자동차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현재 대구시에는 270여개의 중고차 상사가 있다. 이들 중 도심 및 부도심에 임대로 입지한 상당수의 상사들이 엠월드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대구는 선진국형 자동차매매장의 형태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엠월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대규모 전시매장에서 잘 관리된 차량들을 한자리에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다"면서 "지난달 20일 분양홍보관을 연 이후 지정 계약기간인 지난 1일에서 3일까지 단 3일만에 자동차 매매장에 대한 청약을 100% 완료했다"고 밝혔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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