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를 피해 나온 심야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도심 공원이 몸살을 앓고 있다.
6일 오후 10시쯤 대구 두류공원내 야외음악당. 시민들이 잔디밭에 돗자리를 편 채 집에서 싸온 음식이나 배달시킨 치킨 등을 먹으며 한밤 피서를 즐기고 있었다. 두류공원 관리사무소 측에 따르면 이날 하루 총 5만여명이 다녀갔으며, 1만여명이 밤늦게까지 야외음악당과 공원 일대에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자정을 넘기면서 돗자리족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자 야외음악당 곳곳에는 버리고 간 돗자리와 쓰레기들이 굴러다녔다. 음식물찌꺼기와 나무젓가락, 페트병이 뒤엉킨 비닐봉지가 하나 둘씩 모이자 금세 쓰레기더미가 됐다. 비닐봉지 위에는 도시락 껍질이나 포장지가 그대로 포개졌다. 잔디밭 야외 조명 아래에는 술병이 굴러다니기도 했고, 아무렇게나 버려진 담배꽁초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공원 곳곳에 '쓰레기를 되가져가자'는 플래카드가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두류공원 관계자는 "사흘간 수거한 쓰레기량이 1t트럭으로 7대분"이라며 "오전 내내 쓰레기를 치우느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주민 박일수(40·남구 대명동)씨는 "시원한 밤을 즐기기 위해 공원에 나왔다가 악취가 진동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보고 완전히 기분을 잡쳤다"고 혀를 찼다.
5일과 6일 총 3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되는 대구스타디움도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넘쳐났다. 대구스타디움 측에 따르면 5일에는 1t 트럭 2대분, 6일에는 3대분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대구스타디움 관계자는 "쓰레기를 안 가져가는 것은 고사하고 분리수거조차 하지 않는다"며 "매년 여름철 발생하는 쓰레기와의 전쟁이 올해만큼은 없었으면 한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당부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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