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비 아껴보려는데, 날씨마저 안 도와주네!"
포스코 한형철 행정지원팀장은 7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온도계 눈금부터 살폈다. 오전 8시 현재 기온이 28℃. 한 팀장은 에어컨 스위치를 'ON'으로 돌렸다. 그리곤 "아이쿠 날씨마저…"라며 혼자말을 되뇌었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실내온도가 24도 이상 오르면 에어컨을 켰지만 올해부터 4도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에너지 절감책을 통해 포스코 본사에서만 연간 3억원가량 경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실내 전등 격등제, 광장 분수대 가동 중단, 여름철 온수공급 중단 등이 절감방안에 포함됐다.
하지만 6일 밤 포항의 최저기온이 25.7도로 예년보다 열대야가 10일 이상 빨리 나타나는 등 무더위 때문에 처음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더운데 에어컨이 돌지 않자 직원들 짜증이 겹치고 있는 것.
포항공단 다른 업체들의 사정은 더하다. 포스코가 27도로 기준을 정하자 "잘 나가는 포스코도 참고 견디는데 상대적으로 못한 우리는 더 아껴야 한다"며 29도를 에어컨 가동 기준선으로 잡는 곳이 늘고 있다.
한 업체 임원은 "꼭 에너지 비용을 아낀다기보다 정신재무장 차원에서 고강도 에너지 비용 절감방안을 시행중이지만 잦은 자리 이탈과 불만 고조에 따른 생산성 저하 등이 우려돼 '과연 이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들고 있다"며 "용광로 열기에 익숙한 철강공단에서도 이 지경이니 올 여름을 어떻게 견디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포항의 낮 최고기온은 6일 34.4도에 이어 7일에도 33도를 웃돌 것으로 예상돼 작업장에서 벌겋게 달아오른 용광로 열기와 싸운 포항공단 근로자들은 작업장 밖에서도 몸을 식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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