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모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김모(43·여)씨는 얼마전 아들이 "구청에서 보내주는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보내달라"고 조르는 통에 진땀을 뺐다. 구청에서 홈스테이 비용 등 전체 비용의 16%를 지원해 사설 연수기관보다 싼 편이지만 김씨의 형편으론 부담스런 금액이다.
대구 수성구청이 여름방학 동안 지역 중학생들에게 영어권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체험케하고 국제적인 감각을 심어주겠다며 마련한 미국 어학연수프로그램이 빈축을 사고 있다.
구청은 지난달 '미국 어학연수'에 참가할 희망자를 추천해 달라며 수성구 지역 23개 중학교에 공문을 보냈다. 지난달 말 접수 결과 8개 중학교에서 13명의 학생이 지원했다. 미국연수는 24일부터 8월 15일까지 3주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대학교 어학연수프로그램 참가와 유니버셜 스튜디오, 디즈니랜드 등 문화체험, 미국가정 홈스테이로 꾸며져 있다.
구청은 1인당 연수비 465만원 중 홈스테이 비용 74만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391만원은 학생들이 부담한다.
이를 놓고 구청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지원한다면 모르겠지만 평소에도 해외 어학연수가 가능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형평성이나 지역 정서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쓸데 없는데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시각도 많다.
전교조 대구지부 관계자는 "구청이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모든 학생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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