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붕기 대회에서는 5, 6회 10점차 이상이거나 7, 8회 7점차 이상이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고교 야구에서는 양 팀간 전력 차이가 큰 경우 콜드게임이 자주 나오지만 우열을 가리기 힘든 팀간의 경기에서 작은 실수가 빌미가 돼 순식간에 경기가 끝나기도 한다. 유신고는 6회말 수비 실수, 포철공고는 투수진의 폭투가 아니었다면 경북고와 성남고에게 그리 쉽게 무너질 팀은 아니었다.
■신일고 12-2 김해고
대회 최소 규모 선수단(10명)인 김해고가 전통의 강호 신일고와 맞서기엔 역부족이었다.
벅찬 상대였지만 김해고는 최선을 다했다. 김해고는 1회초 정준현의 좌전 안타와 심상욱의 볼넷에 이어 이지만의 3루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신일고 투수의 폭투로 1점을 추가, 2대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1회말 1점을 내준 데 이어 2회말 신일고의 동주봉에게 1타점 3루타를 맞는 등 4점을 빼앗겨 2대5로 역전을 당했다.
2, 3, 4회초 김해고의 공격을 삼자 범퇴로 막은 신일고는 3회말 6득점, 사실상 승부가 기울었다. 1사 2, 3루에서 정종훈의 내야 안타로 1점을 얻은 신일고는 박재민의 2타점 2루타, 김동영의 1타점 중전 적시타 등으로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신일고는 여세를 몰아 6회말 2사 2루에서 여주형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뽑아 6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경북고 7-0 유신고
관록의 경북고가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유신고를 물리치고 신일고와 맞서게 됐다.
3회까지 0대0으로 팽팽하던 균형은 탄탄한 수비를 선보인 경북고가 먼저 깨트렸다. 4회초 2사 만루의 위기를 넘긴 경북고는 4회말 이지찬과 김상훈(4타수 2안타 1타점)의 연속 안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한 뒤 한승지(4타수 2안타 3타점)가 좌전 적시타를 날려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간 최석희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6회말에는 김상수의 빠른 발이 빛을 발했다. 2사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김상수는 도루를 성공시킨 뒤 권현구의 내야 땅볼을 유신고 2루수가 잡다가 더듬는 사이 홈까지 내달려 3점째를 올렸다. 이어 장희준, 이상민의 적시타 등으로 3점을 더했고 7회말 한승지의 좌중간 2루타로 7대0을 만들며 7회 콜드게임 승리 요건을 충족시켰다.
■경주고 4-2 경동고
최근 이렇다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경주고가 야탑고를 누른 경동고를 꺾었다.
경주고는 2회말 볼넷과 상대 포수 실책 등으로 잡은 1사 1, 2루의 기회에서 희생 플라이와 기습 번트 성공으로 2점을 뽑았다. 4회말 1사 2루 때는 야탑고전에서 완봉승을 거뒀던 최동환이 마운드에 오르자 김경준의 내야 안타와 최호찬의 중전 적시타로 공략, 1점씩 더해 4대0으로 달아났다.
경동고는 경주고 선발 김민석으로부터 8회말까지 안타 6개, 볼넷 3개를 얻었으나 1점도 만회하지 못한 채 경기 내내 끌려가야 했다. 3회초 무사 2, 3루와 4회초 1사 1, 2루 찬스를 놓친 데 이어 5회초 1사 3루 때도 득점에 실패했고 9회말 들어서야 정우성의 좌월 2점포로 2대4로 따라붙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었다.
■성남고 9-0 포철공고
에이스 진야곱(현 두산 베어스) 등 주축 투수들이 빠졌지만 지난해 대붕기 우승팀 성남고는 여전히 강했다.
성남고는 1회말 좌중간 2루타를 친 최천수가 투수 폭투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고 3회말 1점을 추가한 뒤 4회말 투수 폭투와 백민기의 우전 적시타로 1점씩 뽑았다. 이어 또다시 투수 폭투가 나와 5대0이 됐다. 6회말 성남고는 1사 만루 기회에서 투수 폭투, 내야 안타로 3득점한 뒤 다시 볼넷 2개로 잡은 1사 만루 찬스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더했다.
당초 포철공고는 다크호스로 꼽히며 성남고를 넘으면 최소 8강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 3회초 삼자 범퇴로 물러나는 등 성남고 좌완 선발 투수 이충희(6이닝 1피안타 무실점)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다. 특히 투수진이 볼넷을 9개나 허용했고 투수 폭투(4개)가 나올 때마다 실점, 7회 콜드게임 패를 자초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대붕기 전적(9일)
김해고 200 000 - 2
신일고 146 001 - 12(6회 콜드게임)
▷승리 투수=김동욱 ▷패전 투수=하해웅
유신고 000 000 0 - 0
경북고 000 204 1 - 7(7회 콜드게임)
▷승리 투수=진효룡 ▷패전 투수=김학성
경동고 000 000 002 - 2
경주고 020 200 00X - 4
▷승리 투수=김민석 ▷패전 투수=최준영
포철공고 000 000 0 - 0
성남고 101 304 X - 9(7회 콜드게임)
▷승리 투수=이충희 ▷패전 투수=김완수
■내일의 대붕기(11일)
신일고 - 경북고(오전 9시)
경주고 - 성남고(낮 12시)
대구고와 청주고전 승자 - 인천고와 배재고전 승자(오후 3시)
충암고와 상원고전 승자 - 효천고와 군산상고전 승자(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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