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복당 풀리자마자 당협위원장 갈등

한나라당이 친박 의원들에 대해 '무조건 일괄복당'이라는 해결책을 내자마자 당협위원장을 누구로 할 것이냐를 두고 친박 복당 의원들과 원외 위원장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복당이 결정된 의원들은 "현역 의원이 복당이 되는 만큼 당협위원장 자리도 함께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협위원장들은 "임기 1년으로 선출됐다. 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협위원장이 공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향후 당협위원장 자리를 두고 복당 의원들과 현 당협위원장들 간에 갈등이 첨예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갈등을 감안해 박희태 대표는 "당협위원장은 임기가 1년 보장돼 있다. 당협위원장들의 진로와 위상을 세워주기 위해 당 차원에서 최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복당 의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은 "현역의원이 아닌 원외 당협위원장으로는 지역구 당원들 관리가 되지 않는다"며 "사고당협위원회로 지정해서라도 당협위원장을 복당 의원들로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이해봉 의원(대구 달서을) 역시 "정당은 현역의원 위주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며 "현역의원이 있는 데 1년 동안 원외인사가 당협위원장을 맡는 것은 무리이고 당원 간 마찰만 부추기는 꼴이 된다"고 주장했다. 친박 복당 의원들은 조만간 당 지도부에 당협위원장 교체를 공식 요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에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당이 당헌·당규를 깨는 결정을 할 이유가 없는데다 자신들이 물러날 경우 지난 총선에서 자신들을 도와준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들이 2010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서다. 이에 따라 영남권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주말에 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대구 달서을의 권용범 위원장은 "당협위원들이 지지를 해 주면 앞으로 4년 동안 당협위원장을 맡겠다. 보장된 임기 1년 뒤에는 경선을 통해 당협위원장을 가리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권 위원장은 "당장 당협위원장을 현역 의원으로 바꿀 경우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당에 남아서 당 후보를 지원한 당원들은 공천을 받지 못하는 반면 탈당한 인사들이 당에 들어와 공천을 받는 상황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군위·의성·청송의 김동호 위원장은 "임기가 정해진 당협위원장을 중간에 나가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의원들의 욕심이 끝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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