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먼트에서 살아남은 강호들답게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가 이어졌다.
정규 이닝만으로는 우열을 가리기에 부족했을까. 성남고와 경주고의 경기만 성남고의 7회 콜드게임승(8대0)으로 끝났을 뿐, 나머지 8강전인 경북고-신일고전(5대5), 대구고-인천고전(4대4), 상원고-군산상고전(5대5) 모두 12회 연장 사투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해 12일 서스펜디드 게임(일시정지 경기)으로 최종 4강 진출팀을 가리게 됐다.
대구시야구협회에 따르면 하루에 세 경기나 서스펜디드 게임이 나온 것은 사상 초유의 일. 그만큼 이날의 경기는 치열했다. 또 지역 연고인 세 팀은 경기를 일찍 끝낼 찬스가 있었음에도 모두 서스펜디드 게임 대상이 된 것은 그만큼 이번 대회가 심판의 '연고팀 봐주기'와 거리를 둔 채 공정하게 치러졌음을 입증하는 것.
한편 주최측은 선수들의 피로를 고려, 12일은 서스펜디드 게임만 치르고 당초 이날 예정됐던 4강전, 13일 치르기로 했던 결승전을 모두 하루씩 뒤로 미뤄 갖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일고와 경북고전(승자는 성남고와 4강전), 대구고와 인천고전, 상원고와 군산상고전은 각각 12일 오전 10시, 오후 1시, 오후 2시에 갖는다.
■경북고 5-5 신일고
경북고와 신일고가 12회 연장 접전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해 12일 오전 10시 13회부터 경기를 재개하게 됐다.
경북고는 2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서 최석희의 스퀴즈 번트로 선취점을 올렸고 3회말 1사 2루 찬스에서는 구본욱의 좌중간 2루타로 1점을 뽑았다. 이어 이지찬의 내야 땅볼 때 신일고 유격수의 1루 송구 실책으로 1점을 추가했다. 4회초 무사 만루에서 1점을 얻는 데 그친 신일고는 5회초 전준형의 1타점 3루타, 이제우의 좌전 적시타, 박재민의 1타점 좌중간 2루타로 4대3 역전에 성공했다.
경북고가 6회말 김상훈의 우중간 3루타에 이어 최석희의 스퀴즈 번트로 동점을 만든 뒤 양 팀은 9회까지 점수를 내지 못한 채 팽팽히 맞섰다. 11회초 신일고가 1사 1, 3루 기회를 잡은 뒤 금동현의 좌전 적시타로 다시 1점을 달아났으나 11회말 경북고 최석희가 외야 희생플라이로 우중간 3루타를 친 한승지를 홈으로 불러들여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12회 점수를 내지 못한 양 팀은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 규정에 따라 이튿날 남은 이닝에서 승부를 가리게 됐다.
■성남고 8-0 경주고
지난해 5경기에서 43이닝 무실점 위용을 자랑한 투수진을 앞세워 대붕기 우승을 차지한 성남고는 이번에도 포철공고와 경주고전에서 1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더하면 대붕기에서만 57이닝 무실점.
성남고는 화력 또한 위력적이었다. 성남고는 1회말 1사 2, 3루에서 윤중환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고 3회말에는 박찬의 1타점 2루타에 이어 최천수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1점, 윤중환의 우익선상 2루타로 1점을 추가했다. 정찬송의 중전 적시타까지 더해 성남고는 6대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5회말 성남고는 2점을 더 뽑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송현빈의 기습 번트와 김종원의 중전 안타 등으로 만든 1사 1, 3루 기회에서 류현철의 외야 희생플라이와 장희욱의 중전 적시타로 2점을 보탰다. 경주고는 안간힘을 다했으나 안타 수에서 이미 13대3으로 뒤져 7회 콜드게임 패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대구고 4-4 인천고
에이스이자 4번 타자인 강지광을 앞세운 인천고가 먼저 기선을 잡았다. 강지광의 우월 2루타와 이홍민의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3루 기회에서 박민호의 우중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대구고는 4회초 정주현이 우월 3루타를 치고 나갔으나 고도현만 볼넷을 얻었을 뿐, 세 타자가 강지광에게 삼진을 당해 득점에 실패했다. 6회까지 강지광은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6회말 1점을 더 빼앗긴 대구고는 7회초 집중타로 경기 흐름을 바꿨다. 고도현의 볼넷과 신원재의 내야 안타 등으로 잡은 무사 1, 3루 찬스에서 이석규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고 이어진 2사 2, 3루에서 임세원의 2타점 좌중간 2루타, 정주현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4대2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는 그대로 끝나지 않았다. 인천고는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인 9회말 강지광의 볼넷과 이홍민, 박민호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만루 찬스에서 박주용의 2타점 적시타로 기어이 4대4로 균형을 다시 맞췄다. 이후 양 팀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나 끝내 12회까지 단 1점이 더 나오지 않았다.
■상원고 5-5 군산상고
관록의 두 팀답게 팽팽한 접전이 이어진 끝에 네번째 경기마저 서스펜디드 게임이 됐다.
상원고는 3회초 김대환의 우중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이어 김정수의 적시 2루타, 황석호의 몸에 맞는 볼로 1점씩 추가했다. 4회초 1사 1, 2루 기회에서는 조원태의 좌전 2루타로 1점을 더했다. 군산상고는 5회말 1사 3루에서 정성환의 스퀴즈 번트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군산상고는 6회말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장혁과 윤석재의 연속 안타 등으로 잡은 2사 1, 2루 찬스에서 박종훈의 중전 안타로 1점을 추격했고 오성진과 김정봉의 1타점 적시타, 우태섭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점을 추가해 5대4로 역전한 것. 상원고 역시 되받았다. 7회초 1사 3루에서 황석호의 좌중간 2루타로 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상원고와 군산상고는 이후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12회 연장까지도 승부를 내지 못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대붕기 전적(11일)
신일고 000 130 000 010 - 5
경북고 012 001 000 010 - 5
경주고 000 000 0 - 0
성남고 204 020 X - 8
▷승리 투수=정대현 ▷패전 투수=김하진
대구고 000 000 400 000 - 4
인천고 010 001 002 000 - 4
상원고 003 100 100 000 - 5
군산상고 000 140 000 000 - 5
■대붕기 잔여 일정
12일 오전 10시 경북고-신일고(서스펜디드 게임)
12일 오후 1시 대구고-인천고(서스펜디드 게임)=Xports 중계
12일 오후 2시 상원고-군산상고(서스펜디드 게임)=Xports 중계
13일 오후 1시 준결승 1경기(경북고-신일고전 승자와 성남고)=Xports, 대구mbc 중계
13일 오후 1경기 종료 후 준결승 2경기(대구고-인천고전 승자와 상원고-군산상고전 승자)
14일 오후 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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