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여름휴가가 더 기다려지지만 학교 다닐 때는 매번 여름이면 돌아오던 여름방학을 정말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초중고등학교 시절을 시골의 작은 어촌마을에서 보낸 나는 늘 똑같은 여름과 여름방학을 맞았다. 대학을 가면 정말 색다른 여름방학을 경험해 보겠노라고 다짐하면서 말이다.
2002년 대학교 1학년에 입학한 후 나는 여름방학 때 꼭 가보고 싶었던 중국으로의 여행을 감행했다. 유난히 낯선 곳으로 딸 혼자 놔두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셨던 우리 부모님께는 죄송한 일이었지만 나는 내 첫 번째 대학 여름방학이자 첫 번째 떠나는 중국여행을 위해서 평소 읽지도 않던 여행서적을 가까이에 두고 몇 달을 지냈으며 학교 도서관에서 땀흘려 책을 꽂고 나르는 아르바이트까지 감행했다. 그렇게 중간, 기말고사가 차례로 끝나고 나는 드디어 중국으로 떠났다. 태어나 처음 비행기에 몸을 싣던 날! 아주 익숙한 '가슴 벅찬' 이란 단어를 말 그대로 실감하면서 나는 중국의 쿤밍이라는 지역의 공항으로 내 몸을 인도했다. 인천공항에 비해 참 작고 초라했던 중국의 작은 공항의 모습도 내게는 새로운 눈부심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했다.
나는 책 속에서 본 적 있는 지구상의 마지막 여인국인 모수족이 사는 루구호를 내 눈으로 직접보고 그들과 함께 춤도 추고 그 곳 그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를 느꼈다.
또 따리라는 곳에서 중국 여행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유명한 '문씨아저씨'가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내면서 말을 타고 청산을 올라가 따리 시가지를 한눈에 담아보기도 했다. 대학교 1학년, 처음으로 맞이한 내 대학 여름방학 때 비행기를 타고 가본 중국의 인상이 너무나 깊고 좋아서 나는 그 후 다시 중국을 한번 더 가기도 했다.
그때 그 여름의 여름방학은 내게 너무나 값진 삶의 모습들을 선물해줬다. 스스로 준비해서 무언가를 해냈다는 작은 성취감부터 새로운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를 내가 직접 보고 듣고 내 눈과 기억에 담아오면서 나는 한층 더 성숙해 있었다.
지금은 여름방학이 아닌 여름휴가로 대신 그 경험들을 찾고 있지만 역시 학교 다닐 때의 여름 방학 만큼은 못 한 듯싶다.^^
이현주(경산시 와촌읍 대동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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