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컵라면 2천500원' 두류수영장 매점 원성

생수 2천원 '바가지'

"해수욕장 바가지도 이보다 심하진 않을 거예요."

지난 11일 딸아이와 함께 대구 두류야외수영장을 찾은 주부 A씨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옥수수수염차와 500㎖ 생수 한병, 컵라면 2개, 삶은 계란을 사고 낸 돈이 1만2천원이나 됐던 것. 딸아이가 배고프다고 졸라 어쩔 수 없이 돈을 냈다는 그는 "분식점에서 끓여주는 라면도 2천500원이면 충분한데 컵라면 값이 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대구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두류공원 야외수영장 매점의 바가지 세례에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어린이를 상대로 한 얌체 상술이 도를 넘어 가족단위 입장객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실제 이날 오후 취재진이 찾은 야외수영장 매점에서는 소비자가격 1천원짜리 컵라면이 2천5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시중에서 500원 하는 500mℓ생수 한병은 2천원이나 했다.

꽁꽁 얼린 생수를 손자에게 사주려던 한 할머니는 2천원이란 가격을 듣고 다시 묻기도 했다. "얼렸기 때문에 비싸다"는 주인의 말에 할머니는 할 수 없이 쌈짓돈을 꺼냈다. 직장인 B(42)씨는 "수영장 입장료(어른 2천원, 어린이 1천원)가 싸 아들과 함께 놀러왔는데 구내 매점 상품이 왜 이렇게 비싸냐"며 화를 냈다.

매점 측은 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운영권을 위탁받은 기간 동안 수익을 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매점 주인에 따르면 이달 4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총 44일간 영업을 할 수 있는데, 운영 입찰을 따내기 위해 3천만원을 들였다는 것. 그는 "비 오는 날 등을 빼고 한철 장사로 수익을 내려면 물건값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업주는 1천만원이나 손해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설관리공단 한 관계자는 "컵라면 값을 2천500원이나 받는 줄 몰랐다"며 "주인을 설득해 컵라면 값을 지난해 수준인 2천원으로 낮춰 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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