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6일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본부장 등 대부분의 당직자를 교체하는 전면적인 당직개편을 단행했지만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다.
당초 여의도연구소장에는 최고위원 경선에서 탈락한 김성조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박희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여의도연구소장 임명동의안은 제출하지 않았다. 그 배경에는 친이계 핵심인 진수희 의원이 있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진 의원이 여의도연구소장직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에 김 의원의 여의도연구소장 임명에 제동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박 대표측은 당 체제를 집권당에 맞게 탈바꿈시키기 위해 사무총장의 권한을 강화하고 집권당의 전략연구소답게 여의도연구소의 위상을 재정립하기위해 3선급으로 여의도연구소장을 격상시키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연구소장에는 일찌감치 김 의원의 하마평이 흘러나왔고 사무총장에 내정됐던 안경률 신임 사무총장이 최근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여의도연구소장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직 개편 직전 진 의원이 여의도연구소장직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고 지난 대표경선에서 박 대표를 도왔던 친이재오계 인사들도 진 의원을 적극 천거하고 나서면서 여의도연구소장 인선안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역 배려보다는 적합한 인물이 소장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로 진 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안팎의 진 의원에 대한 싸늘한 평가를 의식하지않을 수 없는 박 대표측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이번 당직인선안에서 여의도연구소장직을 공석으로 비워뒀다는 후문이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아예 당분간 공석으로 남겨두고 외부인사를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박 대표의 말발(?)이 먹히지 않는 듯 비춰지면서 당직 인선에서 친이계에 너무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당의 한 다른 관계자는 "박 대표가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보다는 친이계 인사들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당 운영 역시 특정 계파 중심으로 될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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