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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영화를 보자] 황금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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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딸.

추억보다 연민이 더 많은 관계다. 1981년 마크 라이델이 감독한 '황금 연못'(EBS 20일 오후 2시 40분)은 오랫동안 등을 돌리고 살아온 아버지와 딸이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 명작이다.

명배우 헨리 폰다와 캐서린 헵번(2003년 사망)이 부부로 나오고, 실제 부녀관계인 제인 폰다가 딸로 나와 열연한다.

은퇴한 노교수 노먼(헨리 폰다)은 해마다 여름이면 아내(캐서린 헵번)와 함께 황금연못이라 불리는 호숫가 별장을 찾는다. 호젓한 호수에서 보내는 노년의 여유는 딸이 나타나면서 흔들린다.

아버지와 불화로 오랫동안 소식을 끊었던 외동딸 첼시(제인 폰다). 남자친구 빌과 유럽여행을 떠나기 위해 빌의 아들 빌리를 잠시 맡기러 온 것이다. 첼시가 떠난 후 노먼은 빌리를 돌본다.

노먼은 빌리에게 호숫가에서 뒤로 다이빙하는 것을 가르친다. 무서워 도전하지 못하는 빌리에게 노먼은 "용기 있는 사람은 꼭 해야 돼"라고 말한다. 빌리가 다이빙에 성공하자 함께 기뻐하며 낚시도 가르친다. 둘은 친할아버지와 친손자처럼 친해진다.

얼마 후 빌리를 데려가기 위해 황금 연못을 찾은 첼시는 자신이 아버지에게 꿈꾸었던 관계가 빌리와 아버지 사이에 형성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항상 엄격하기만 했던 아버지에게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한 첼시는 서서히 마음을 연다. 그리고 어머니의 충고에 따라 아버지와 화해한다.

'황금 연못'은 부녀지간인 헨리 폰다와 제인 폰다의 공동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1982년 제54회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및 각색상을 수상하였다. 캐서린 헵번은 통산 4번째 수상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최다수상의 기록을 남겼다.

영화 속 황금 연못은 딸과 아버지의 세월이 담긴 기억의 공간이다. 이제 황금빛이 된 노년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황금빛 노을이 지고 있는 딸이 황금보다 더 값진 삶의 화해를 시도하는 곳이다.

첼시는 어릴 때 슬픈 추억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의 엄격함에 상처받고, 고통받은 것이다. 특히 어린 자기에게 호숫가에서 뒤로 다이빙하라고 시킨 것은 잊지 못할 기억이다. 어린 첼시는 무서워 실패한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마흔이 다 된 딸이 아버지와 화해하면서 실패했던, 아팠던 그 기억을 새로 시도한다. 오랜 연습 끝에 아버지에게 뒤로 다이빙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1982년 3월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은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워렌 비티, 폴 뉴만, 버트 랭카스터, 더들리 무어. 그리고 또 한 명의 배우가 76세의 헨리 폰다였다. 그는 '분노의 포도' 등 1930년대부터 숱한 걸작에 출연했지만, 그는 단 한차례도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남우주연상 헨리 폰다'가 호명되자 우레와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시상대에 오른 사람은 다름 아닌 헨리 폰다의 딸 제인 폰다였다. 제인 폰다는 아버지가 병상에 누워 있어 대신 받으러 나왔다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수상소감을 전했다.

헨리 폰다는 병상에 누워서 자신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소식을 들은 후 몇 달 후에 저세상으로 떠났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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