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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 前대통령 선영 가는 길 국도33호선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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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선영이 있는, 경남 합천과 경북 고령의 경계 지역인 지릿재 도로변. 수십년 된 조경수의 불법 굴취로 빈 자리가 황폐해졌다. 정광효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선영이 있는, 경남 합천과 경북 고령의 경계 지역인 지릿재 도로변. 수십년 된 조경수의 불법 굴취로 빈 자리가 황폐해졌다. 정광효기자

"한때는 '각하'의 선영으로 향하던 아름다운 꽃동산 길이었는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선영으로 가는 경남 합천군 율곡면과 경북 고령군 쌍림면을 잇는 국도 33호선(지릿재 구간)이 황폐해지고 있다.

약 7㎞에 이르는 이 구간은 1980년 5공 정부 출범과 함께 비포장 길이 아스팔트로 확장·포장된 곳. '국도변 공원화사업'이란 명분으로 도로변 곳곳에 소공원을 조성하고 값비싼 조경수도 많이 심었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도로 양편의 수십년 된 조경수들이 불법 굴취로 사라지고 있으며, 배수로 청소를 위해 철재로 설치한 덮개도 도둑맞고 있다. 도로 곳곳에는 폐타이어 등 산업폐기물까지 함부로 버려져 있고, 교통안전을 위해 설치한 가드레일도 곳곳에 볼트 너트가 풀려 있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이 도로가 황폐해진 원인은 최근 전 전 대통령 선영 아래로 왕복 4차로 터널이 새로 뚫려 일부 구간이 개통되면서 운행하는 차량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정당국의 도로 관리가 소홀하게 됐고, 이를 틈타 갖가지 불법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

얼마 전에는 수십년 된 배롱나무(시가 100만~300만원)와 조경수 26그루가 도난당했다. 마을 주민 김모(57)씨는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대낮에 몽땅 파갔다"며 "멀쩡한 나무를 캔다고 항의하자, 군청에서 발급받았다는 허가증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군청 산림과는 "가짜 허가증으로 주민들을 속인 것 같다"고 했다.

주민들은 "이 도로는 소공원으로 조성될 당시 지역 사회단체들이 '이 공원은 우리가 관리합니다'라는 아부성(?) 표지석까지 세우는 등 관리에 앞다퉈 열을 올린 곳"이라며 "시대가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폐도도 아닌데 이렇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합천군은 뒤늦게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남은 조경수의 도난을 막기 위해 이식 계획을 세우는 등 뒷북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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