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産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

대구 극단 마카의 뮤지컬 '허브 로드'가 오는 12월 중국 정부 초청으로 산둥(山東)성의 지난(濟南)'칭다오(靑島)시에서 순회 공연을 하게 됐다. 지역 뮤지컬 사상 최초의 외국 정부 공식 초청 사례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뮤지컬 전체로 볼 때도 매우 드문 케이스일 것이다. 지난봄 극단 뉴 컴퍼니의 창작 뮤지컬 '만화방 미숙이'의 서울 진출에 잇따른 희소식이다.

정치'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서울' 또는 '해외' 레테르가 붙어야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지방 창작 뮤지컬은 힘들게 제작해도 어디에서도 환영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제뮤지컬 축제'를 열며 뮤지컬 도시를 표방하는 대구이지만 유명한 서울산 뮤지컬이나 세계적 브랜드의 해외산 뮤지컬에만 눈길을 주어온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 토종 뮤지컬인 '만화방 미숙이'의 경우 흥행 성공과 함께 지방 뮤지컬 사상 최초의 서울 역진출 및 장기 공연 등의 성과를 일궈냈다. '허브 로드'의 중국 진출은 '만화방 미숙이'와는 또 다른 대구만의 독특한 색깔을 담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 지역 대표적 전통 거리인 약전 골목을 배경으로 한의와 양의 집안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재미와 감동으로 정서가 비슷한 중국 관객들에게도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국 진출의 가장 큰 소득은 지방에서도 좋은 작품만 만든다면 국내외 어디서든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 것이다. '허브 로드'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구 문화예술의 신호탄 역할을 잘 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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