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기섭의 목요시조산책] 덩굴손/염창권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어린 딸의 하루하루를 맡겨두는 이웃집

구석진 벽으로 가서 덩굴손을 묻고 울던 걸

못 본 척 돌아선 출근길

종일 가슴 아프더니

담벽을 타고 넘어온 포도 넝쿨 하나

잎을 들추니 까맣게 타들어간 덩굴손

해종일 바지랑대를 찾는

안타까운 몸짓

저물어서야 너를 찾아 집으로 돌아가는구나

촉촉한 네 눈자위를 꼬옥 부여잡고 걸으면

"아침에 울어서 미안해요"

아빠를 위로하는구나

맞벌이 부부인가 봐요. 어린 딸을 이웃집에 맡겨놓고 못 본 척 돌아서는 출근길. 벽 쪽으로 가 덩굴손을 묻고 우는 모습이 종일 눈에 밟힙니다. 살붙이를 떼어놓는 일은 이렇듯 매일매일 거듭해도 매일매일 안쓰럽습니다.

그 안쓰러움이 담벽을 타넘어온 실제의 포도 넝쿨과 겹칩니다. 커다란 잎 아래 옹그린 어린 덩굴손. 누군가 그늘을 받쳐줄 바지랑대를 찾지만 여의칠 않습니다. 덩굴손의 안타까운 몸짓에서 어린 딸의 모습을 보는 부정이 사뭇 짠한데요.

저물어서야 찾아오는 딸. 이제 아빠와 딸이 함께 집으로 갑니다. 두 손은 물론이고 촉촉한 눈자위까지 꼬옥 부여잡은 채. 아침에 울어서 미안하다는 딸의 한마디가 가슴에 맺힙니다. 덩굴손은 그렇게 날마다 조금씩 자라 어느 날인가 세상의 담장을 훌쩍 타넘을 것입니다. 시조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8일 겸직 문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을 지켰으며, 기본소득당 신지혜 최고위원은 이를 옹호했다. 홍...
화학소재 기업 카프로가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 첫날 90% 이상 급락하며 현재 340원에 거래되고 있고, 거래소는 상장폐지 절차를 재개한 ...
올해 추석 연휴는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이며, 주 5일제 근로자 기준으로는 9월 28일 월요일까지 쉴 수 있는 가능성이 낮다. 정...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