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추! 경북의 여름 비경] 울진 덕구계곡

▲ 덕구계곡 최대 명소 중의 하나인 용소폭포. 계속되는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쏟아져 내리는 장쾌한 물줄기의 폭포는 찾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 덕구계곡 최대 명소 중의 하나인 용소폭포. 계속되는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쏟아져 내리는 장쾌한 물줄기의 폭포는 찾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육지 속의 섬. 철도와 고속도로 하나 연결되지 않는 교통오지인 울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중환의 '택리지'는 울진을 두고 "한 때 유람하기는 좋지만 오래살기는 불편한 곳"으로 기록하고 있다. 볼거리는 많지만 교통이 불편하다는 뜻이다. 이 때문인지 울진은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인간의 손길이 덜 닿은 비경을 간직한 곳이 많다.

덕구계곡도 그 중의 하나다. 태백산맥 줄기의 끝자락에 위치한 울진 북면 응봉산(일명 매봉산·1028m)에 숨어 있는 덕구계곡. 숲과 계곡이 어우러져 휴식을 취하며 갈수 있고 곳곳에 폭포와 소가 산재해 있다. 게다가 2002년 태풍 '루사'로 인해 훼손된 등산로를 복구하면서 친환경적으로 세계 각국의 유명 다리 모형 12개를 세우는 등 2~10분 간격으로 볼거리를 제공, 재미를 더해준다.

덕구계곡은 장장 15km에 걸쳐 형성돼 있으나 울진군이 조성해 놓은 등산로는 4km.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산행은 덕구온천단지내 벽산콘도 뒤 입산통제소에서 시작된다. 초입부터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90분의 1 모형으로 축소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금문교)가 발아래 계곡과 함께 운치를 더해준다. 하늘을 가린 듯한 소나무와 낙엽송이 수림을 이루고 계곡을 따라 형성된 등산로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바깥세상과는 동떨어진 별천지다.

20여분을 걸으면 계곡 물소리가 세차진다. 덕구계곡 최대 명소 중 하나인 선녀탕과 용소폭포. 20~30m 높이의 용소폭포는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 옛날 이무기 한 마리가 간절한 기도 끝에 매봉여신의 도움을 받아 결국 용이 돼 승천하고 그 보답으로 여신에게 온천수를 선물했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폭포를 왼쪽으로 끼고 100여개의 돌계단을 오르면 독일의 크네이교를 만난다. 다리에서 내려다 본 계곡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설악산의 비선대와 와선대를 옮겨 놓은 듯 깎아 놓은 절벽을 지나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취향교. 이어 불국사의 백운교와 청운교를 만난다. 다리 아래의 일반인의 세계와 다리 위로의 부처의 세계를 이어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이들 다리를 오르노라면 왠지 마음이 차분해진다.

산모퉁이 하나를 돌아 만나는 효자샘의 약수 한 잔은 더운 날 산행 탓인지 아님 중병에 걸린 어머니를 살려냈다는 전설 때문인지 그야말로 꿀맛이다.

이어 팔각정을 지나면 암반석 사이에서 분수처럼 물을 뿜어 장관을 이루는 원탕이 나온다. 자연 용출되는 이 온천수를 한 모금 마실 양이면 쌓인 피로가 한 순간에 가시는 듯하다.

여기까지가 일반인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산행 코스다. 전문 산악인들은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여행정보=숙박시설로는 덕구온천관광호텔(054-782-0677)과 덕구콘도(054-783-0811)가 있다. 동림모텔(054-782-7678) 등 여관도 여럿 있고 민박도 가능하다. 산길식당(산채비빔밥·054-782-4648), 청호숯불갈비(흑돼지·054-782-0965), 전주가든(버섯전골·054-783-4846), 옹심이칼국시전문(054-783-5820) 등 맛집도 골라 갈수 있다. 문의: 군청 문화관광과(054-782-1501).

글·사진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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