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일 시장 체제의 대구 市政(시정)에 철학이 없다는 懷疑(회의)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엊그제는 시민단체 관계자가 시장 면전에서 그 문제를 거론하면서, 그래서는 시민들의 지지는커녕 이해도 얻기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내일 당정협의회를 갖기로 돼 있는 한나라당도 김 시장이 대구를 어떤 도시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지 꿰뚫는 철학과 방향이 없어 곤혹스럽다고 했다. 시청의 요구대로 중앙정부를 상대로 여러 사업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 하지만 자신들조차 그 설득력에 확신이 안 간다는 말이다.
물론 김 시장은 이런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일반 시민은 말할 것 없고 같은 정당 국회의원들까지 느끼기 시작했다면 문제는 분명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더욱이 철학은 어떤 개별 정책들보다 중요한 것이어서 그것 없이는 시정이 지향점은 물론 목표의식과 추진력조차 잃고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상황에 빠지고, 리더십이 소실됨으로써 시민들은 또 그들대로 응집력을 잃은 채 우왕좌왕하게 될 위험성도 높다. 지난 세월 일부 기간 대구 시정에 대해 나왔던 '잃어버린 몇 년' 같은 평가가 바로 그런 상황의 결과물임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2년여 전 5'31 지방선거 직후 당선자들이 업무인수를 준비할 그때 우리가 시정'도정 철학과 지역경영의 밑그림부터 먼저 그려 내보이라고 촉구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임기의 절반이 지난 지금에 와 철학 부재론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대구에는 이제 또 몇 년을 내다버려도 좋을 만큼 체력이 남아 있지 못하다. 김범일 시장은 만사 제치고 엄중한 자기 점검부터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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