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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요리 잘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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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소설가이자 탤런트인 시모다 가게키씨는 멋진 라이프 스타일을 꿈꾸는 남성을 위한 지침서 '남성독신보감'에서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요리의 즐거움을 배워라"고 역설한다. 세칭 '원싱(원래부터 싱글)'에서부터 이혼'사별로 인한 '돌싱(돌아온 싱글)', 기러기 아빠, 주말부부 등 혼자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는 남자들이 늘어나는 요즘이다. 가게키씨는 이런 남자들을 향해 끼니 해결 차원이 아니라 요리를 일종의 '창조 활동'으로 즐기며 생활의 활력소로 삼으라고 당부한다.

급증 추세의 이혼과 별거,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 사회 등으로 인해 요즘 일본 남성들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헌신하는 남편들의 모임'은 그 하나의 사례다. 이혼시 남편의 노령연금 절반을 아내가 가질 수 있도록 한 법이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황혼 이혼'의 위기감을 느낀 중'장년 남성들이 스스로 만든 모임이다. '저녁 8시 이전 귀가하기, 아내의 눈을 보며 이름 불러주기…' 등의 말랑말랑한 행동 수칙들은 아내의 비위 맞추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요리를 배우는 남편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우리 사회도 빠르게 달라지는 분위기다. 멋진 요리솜씨로 가족들을 즐겁게 하는 '부엌 아빠'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노부모는 이런 아들들을 여전히 질책하지만….

요즘 영국에선 요리 잘하는 남자가 성적 매력도 큰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 한다. 미식가와 성적매력을 뜻하는 단어의 합성어로 '개스트로섹슈얼(gastrosexual)'이라는 유행어가 뜨고 있다는 것. 영국 소비자단체가 내놓은 관련 보고서의 정의는 '주변 사람에게 요리를 해주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25~44세의 남성들'. 영국의 스타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나 고든 램지 등이 대표적 모델로 꼽힌다. 재미있는 사실은 18~34세 영국 남성의 23%가 여성을 유혹하기 위해 요리를 하며, 18세 이상 영국 여성 중 절반 정도가 요리하는 남자에게서 매력을 느낀다고 답했다는 것.

한국과 일본남성의 경우 다분히 고육지책(?)의 성격이 강한 반면 영국 남성들은 여성을 유혹하는 수단으로서 요리를 즐긴다는 사실이 대조적이다. 어쨌든 요리 잘하는 남자가 인기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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