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셋, 넷!"
지난 16일, 30℃를 웃도는 한여름 뙤약볕이 내리쬐는 대구 두류수영장.
수영장을 찾은 아이들이 뜨거운 여름을 한껏 즐기고 있는 사이, 다른 한쪽에선 20여명의 젊은이들이 새까맣게 그을린 몸으로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훈련에 한창이다. 바로 대한적십자사 수상인명구조원 자격 검정을 위한 교육 현장.
대한적십자사는 해마다 물놀이시 발생하는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격 검정을 통해 인명 구조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인명 구조라는 어려운 일을 하는 자격증을 따는 것이라 교육과정 또한 만만치가 않다. 만 18세 이상의 지원자가 수영 테스트를 통과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구조호흡 및 심폐소생술과 같은 응급처치와 수상인명구조방법을 배운다. 8일 동안 총 50시간이라는 교육과정을 통해 받은 수료증이 있어야만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전임강사 김육현(28)씨는 "물에 빠져 이성을 잃은 사람을 구하기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면서 "교육과정도 실전처럼 진행되기 때문에 자신과의 싸움에서 먼저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된 훈련을 견디다 못해 쓰러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포기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격증을 취득한다는 것.
지난해 적십자 수상인명구조원 자격증을 딴 이석민(22·경북대 체육교육과 3년)씨는 고된 야외 훈련 도중 일어나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전했다. "하도 햇볕이 뜨거워 수영하러 물에 들어가면 훈련할 때 벗겨진 피부가 물 속에 둥둥 떠다니다가 수영할 때 입속에 들어가는 일도 종종 있어요." 그는 아직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보진 못했지만 올 여름 해수욕장이나 수영장에서 수상인명구조 봉사활동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매년 8차에 걸쳐 하계검정시험이 실시되며 이를 통해 한해 20명에서 50명가량의 수상인명구조원이 배출된다.
글·사진 윤지예 시민기자 qkznl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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