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동성로 '노점 철거' 물리 충돌 위기

▲ 대구 동성로 노점상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실시된 5일 오전 공무원과 철거전문 용역업체 직원 등이 동원된 가운데 강제철거가 실시되자 노점상인들이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대구 동성로 노점상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실시된 5일 오전 공무원과 철거전문 용역업체 직원 등이 동원된 가운데 강제철거가 실시되자 노점상인들이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동성로 노점상 철거를 놓고 행정기관과 노점상인들이 충돌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5일 오전 9시 대구 중구청이 '걷고 싶은 명품거리' 조성 공사를 앞두고 중앙파출소~대구역간 노점상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에 나서자, 노점상인 100여명은 한일극장 앞에 모여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외치는 등 크게 반발했다.

노점상인들은 행정대집행이 이뤄진 이날 노점 150개를 모두 옮겨 구청과의 충돌을 피하는 듯 했지만 오전 9시 30분쯤 용역업체 직원들이 골목에 숨겨진 리어카 11개를 압수하면서 노점상 30여명이 대구백화점 앞에서 연좌해 용역업체 직원들과 대치했다. 또 일부 노점상들은 구청 측이 가져다 놓은 안전펜스를 집어던지며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노점상인들은 7일부터 매일 한일극장 앞에서 중구청까지 리어카를 앞세운 채 거리시위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어서 구청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점상인들은 4일 중부경찰서에 앞으로 한달간 한일극장 앞에서 '노점상 철거반대'를 위한 집회신고를 내놓았다.

노점상들은 "공사가 이뤄지더라도 중앙파출소에서 대구역 사이의 작은 골목에서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구청에 요구했는데도 묵살 당했다"며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무력충돌도 불사 하겠다"고 밝혔다.

중구청은 '원칙대로 공사에 들어간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구청은 이날 공무원 80명과 경찰 160명, 철거전문 용역업체 직원 100명, 지게차, 굴착기 등 장비를 동원했다. 구청 측은 앞으로 계속될 노점상의 시위와 혹시 있을지 모르는 공사방해 행위에 대비해 이들 인력을 상시 동원할 계획이다. 이날 대구백화점앞 광장에는 시공사 현장사무실로 쓰여지는 컨테이너박스가 들어섰고 노점상의 진입을 막기위해 안전펜스도 설치됐다.

중구청 관계자는 "동성로의 골목 골목이 모두 시민의 재산이라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불법 도로점용을 통해 그동안 영업해왔고 생계형 노점상에 대해서는 대체부지를 마련해준 만큼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드는 사업에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파출소~대구역 거리에는 한전지중화사업에 223억원이 투입돼 지난 5월 공사가 마무리됐으며 무대, 거리박물관, 쉼터, 이벤트마당 등이 만들어지는 거리디자인사업에는 42억원이 투입돼 올 연말 완공된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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