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에도 암이 생긴다고요?"
영남대의료원 정형외과 신덕섭 교수는 '뼈암' 전문의다. 정확하게 말하면 '근골격계종양'의 대가로, 사지'골반'척추 및 체간의 뼈'근육'신경 및 혈관 등과 그 부속기관에서 발생하는 모든 종양을 치료한다.
사실 근골격계종양만큼 희귀하고 무서운 질병도 드물다. 악성 근골격계종양(뼈암)은 전체 암의 1~2%에 불과할 만큼 드문 질병이며 주로 10대 후반에 잘 생기고, 불과 20년전만 해도 종양이 생긴 사지를 절단하고서도 2년 넘게 생존하기가 어려운 치명적 질병이었다. 다만 1980년대를 기점으로 근골격계종양 치료도 획기적 발전을 거듭해 지금은 사지구제수술(인공관절 같은 형태로 사지를 재건하는 수술)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년 후 생존율도 70% 내외에 이르렀다.
이 같은 근골격계종양의 진단'치료엔 팀어프로치(여러 과의 유기적 협조)가 절대적이다. 신 교수는 "아주 숙련된 병리의사라 하더라도 조직 슬라이드 한장 만으로 모든 근골격계 종양을 진단하기는 불가능하다"며 "방사선사진 판독 경험이 많은 진단방사선과 의사의 조언과 환자의 치료를 맡은 근골격계종양 전문의의 의견을 종합해야 하고, 핵의학과 의사의 조언과 검사 및 혈액학적 검사 또한 필수적이다"고 했다.
치료 역시 마찬가지다. 신 교수는 "근골격계종양 전문의의 역할은 오페라 감독과도 같다"며 "팀의 역할을 적절하게 분담하되 전체 수술을 잘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악성 종양의 경우 수술전후 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아과와 내과의 유능한 전문의는 물론 방사선치료 시설과 의료진의 도움을 꼭 받아야 하고, 수술 단계에서도 혈관외과의사와 미세 재건수술 전문의가 사지구제술을 맡아야 한다는 것.
근골격계종양은 또 척추와 체간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척추외과'흉부외과'비뇨기과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다. 신 교수는 "영남대의료원에서는 이미 10년 전부터 근골격계종양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팀어프로치방법을 도입해 왔다"며 "16명의 교수진으로 이뤄진 팀어프로치 수준은 지역은 물론 서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자신했다.
신 교수는 근골격계종양 연구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개가를 올리고 있다. 신 교수는 1996년부터 2년간 근골격계종양 진단과 치료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지닌 미국 메이오(Mayo) 클리닉에 연수를 다녀온 후 조직검사 전에 양성'악성 종양 여부를 가려내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악성 변화는 물론 종양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낼 수 있는 '근골격계 종양에서 PET-CT의 진단적 특성에 대한 연구'라는 주제의 논문으로 '제 14회 세계골관절종양학회'의 최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고, 독일'일본 등지 유수의 의학잡지(SCI급)에도 논문이 실렸거나 실릴 예정이다.
신 교수가 지금까지의 연구업적 가운데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대목은 세계 근골격계종양 치료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메이오클리닉 운니(Unni) 교수가 그의 논문 사례를 인용한 점. 신 교수는 2001년 근골격계종양 가운데 하나인 BPOP에서 악성섬유육종이 발생했다는 논문을 발표했고, 1996년 저서에서만 해도 BPOP는 악성 변화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던 운니 교수는 2005년 저서에서는 BPOP에서 악성 섬유육종이 발생했다는 잘 정리된 보고가 1례 있었다는 내용을 새로 삽입했다.
세계 근골격계종양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저서에 신 교수의 연구가 새롭게 인용됐다는 사실은 그 자체가 대단한 성과다.
신 교수는 "근골격계종양의 치료'연구에 있어서 만큼은 국내외 그 어떤 의료기관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믿고 찾아와달라"고 했다.
▩프로필
△1985년 영남대 의대 졸업 △93년 영남대 의학박사 △96~97 미국 미네소타주 메이오(Mayo) 클리닉 근골격계종양 교환교수 △대한골관절종양학회 총무이사(2007년) △대한정형외과학회지 편집위원(종양) △대한골관절조양학회 평위원 △대한골관절종양학회 증례토의위원장 △국제골관절종양학회 액티브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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