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극장가에 40여편의 영화들이 개봉한다.
여름과 추석 성수기보다 훨씬 풍성한 느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한국 대작영화들은 아니지만, 작은 제작비의 가을 멜로물이 홍수를 이룬다.
한국영화로는 2일 '모던 보이'와 '고고 70'을 시작으로 '비몽'(9일), '미쓰 홍당무'(16일), '아내가 결혼했다(23일) 등 10여편이 개봉한다. 정지우 감독 박해일 김혜수 주연의 '모던 보이'는 친일파 아버지를 둔 덕에 편하게 살아가는 조선총독부 1급 서기관인 청년이 의문의 여인을 만나면서 겪는 얘기를 그린 멜로 영화다. 자기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모던 보이가 사랑하는 여자를 좇으며 시대의 현실과 자신의 안위 속에서 갈등하는 줄거리다.
최호 감독의 '고고 70'은 70년대 밤무대를 배경으로 한 멜로물이다. 모든 것이 '금지'된 70년대. 야간 통행금지로 숨죽어 있던 대한민국의 밤을 뜨겁게 달군 주인공이 바로 전설의 밴드 '데블스'. 밤새도록 음악을 즐기는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고고클럽 열풍 속에 금지된 밤 문화의 중심에 서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자정만되면 사이렌 소리와 함께 암흑 속에 빠지는 70년대 대한민국을 풍자한 음악영화이다. 조승우와 차승우가 밴드의 보컬과 기타를 맡고, 신민아가 화려한 패션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트렌드 리더로 나온다.
정윤수 감독의 '아내가 결혼했다'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또 결혼하겠다는 상상도 못할 제안을 하면서 갈등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손예진이 귀여운 외모와 넘치는 애교의 아내로, 김주혁이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편으로 나온다.
이외 문소리 주연의 '사과'(16일)와 이동욱과 유진이 주연을 맡은 '그 남자의 책 198쪽'(23일), 유다인 재희 주연의 '맨데이트:신이 주신 임무'(10월 중)도 개봉한다. 또 독립영화 '여름, 속삭임'(16일) 등도 포함돼 있다.
할리우드 영화로는 '바빌론 AD'(2일)'와 '남주기 아까운 그녀'(9일), '바디 오브 라이즈'(23일), '눈먼자들의 도시'(10월 말)가 예정돼 있다.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의 '바빌론 AD'는 빈 디젤과 양자경 주연의 액션물이고, '남주기 아까운 그녀'는 패트릭 뎀시와 미셀 모나한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액션대가 리들리 스콧 감독의 '바디 오브 라이즈'는 동일한 적을 두고 서로 다른 작전을 펼쳐야 하는 현장 베테랑 요원(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작전 지휘 요원(러셀 크로우)의 격돌을 그린 액션영화이다.
'눈먼자들의 도시'는 노벨상을 수상한 조제 사라마구의 동명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실명' 전염병으로 혼란스러워진 세상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여기에 이누도 잇신 감독의 일본영화 '구구는 고양이다'(16일)와 진가상 감독의 홍콩영화 '화피'(23일)도 가세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이누도 잇신 감독의 '구구는 고양이다'는 일본 순정 만화계의 거장 오시마 유미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고양이 구구로 인해 인생의 재미를 찾고 점차 서로에게 다가가면서 벌어지는 일과 사랑, 인연, 희망에 관한 이야기다.
'화피'는 중국 한조 시대, 용맹스러운 장군 왕생(진곤)의 마음을 갖고 싶었던 매혹적인 요괴 샤오 웨이(주신)와 요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왕생'의 아름다운 부인 페이 렁(조미)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10월에 개봉 영화가 많은 것은 여름 대작영화들과 11월 비수기를 피하기 위해 비교적 작은 영화들이 몰린 때문이다. 공휴일(개천절)과 함께 중간고사가 끝나기 때문에 학생 관객들을 사로잡는 이점도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간고사가 끝나는 16일의 경우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과 '미쓰 홍당무', '여름, 속삭임', 할리우드 코미디 '하우 투 루즈 프렌즈', '언더 더 세임 문', '사과', '데스 레이스', '구구는 고양이다' 등 8편 이상이 포진해 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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