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마술사로 불리는 렘브란트는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그는 살아 생전 종교를 소재로 하거나 자화상을 많이 그렸다. 이 책은 렘브란트가 그린 많은 자화상을 통해 그의 내적 변화 추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애를 역사적으로 기술하거나 작품을 미술 사조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는 관심 없고 그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말하고 있다.
19세기 미술사학자 부르크하르트는 렘브란트 작품을 보고 소름끼치도록 야만스럽고 비천한 형상을 담고 있다고 혹평했다. '야간순찰'에 나오는 극히 보잘것없는 형상들은 그의 실패를 보여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렘브란트의 작품을 신앙의 눈으로 보지 않은 사람들이 말하는 어리석은 평일 뿐이라고 진단한다. 렘브란트에게 신상은 처음이자 끝이며 그의 모든 것을 뒤덮고 있다는 것.
책에 따르면 성경 이야기를 소재로 한 렘브란트의 작품 가운데는 보자마자 눈을 돌려 버리고 싶은 흉한 그림도 많다. 그는 인간의 기쁨, 슬픔, 욕망, 분노, 두려움, 후회, 사랑을 가차없이 드러내며 신성을 표현했다. 렘브란트 예술을 떠받쳐 주고 있는 신앙을 이해한 화가는 고흐였다. 고흐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확신 없이는 렘브란트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다"며 경의를 표했다. 저자는 성경을 렘브란트만큼 깊이 이해하고 초월적으로 표현해낸 화가는 없다고 설명한다. 184쪽, 9천500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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