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기섭의 목요시조산책] 나무에게 미안하다/정일근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들어와 살려고 마련한 빈 집터에

감나무 두 그루 뿌리 내려 살고 있는데

초겨울 까치밥 달고 이웃해서 살고 있는데

아내의 밑그림에는 한 그루만 필요한지

어느 감나무를 베어낼까 묻는다

나무가 다 듣고 있는데 나에게 묻는다

우리 모두 이 지구별에 세 들어 살면서

자연과 이웃해서 자식을 기르는데

사람 말 다 듣고 섰는 나무에게 미안하다

굳이 어떤 사람이냐고 묻지 않아도 알 만합니다. 작중 화자의 아내는 우리 주위에 흔한, 지극히 인간 중심의 사고에 길든 사람입니다. 빈터에 감나무 두 그루가 서 있지만, 정작 필요한 건 한 그루뿐이라는 말씀. 생각의 솔기를 벗어난 나무의 처지야 알 바가 아니죠.

문제는 그런 나무한테도 귀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지며 잎들이 다 귀죠. 그래서 나무는 온몸으로 듣습니다. 나무와 사람이 함께 지구별에 세 들어 산다는 인식이 범속한 일상에 상생의 여울을 만듭니다.

시각의 편차가 심각하다면 참 심각한데요. 그 편차를 절대권력자와 의지가지없는 민초들의 삶에 빗대어 보면 어떨까요. 모르긴 해도 그 심각성은 한층 증폭할 터. 비근한 일상의 경험 속에서 존재의 그늘을 짚어내는 일, 이는 결국 열린 시안의 몫입니다.

시조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1천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아 직무 상실형에 해당하는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오...
삼성전자가 구미에 19조원을 투자하여 로봇 산업 특화 도시로의 체질 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구미시는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하며 제조 ...
경북 상주시에서 물놀이 중 5학년 여학생 A양이 물에 빠져 구조되었으나 결국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기 구리시에서는 3천만 원 상...
미국 국방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이란과의 군사 충돌에 약 375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었으며, 이란의 핵무장 저지가 군사작전의 핵심 목표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