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에서 하루에 한 번쯤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던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하늘을 바라보는 버릇이 내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주 어둡고 비가 내리는 날이 아니면 하루 일과를 마치면 꼭 하늘을 올려다 본답니다. 별이 빛나는 밤이면 그 많은 별자리들을 몰라도 북두칠성만 찾으면 다 가진 양 즐거워했답니다. 별들의 축제에 나만 초대된 것처럼 황홀경에 빠져 버린답니다. 얼마 전 어머님 기일에 제사를 모시고 오전 1시쯤 앞마당에 나오니 수많은 별들 속에서 별똥별이 떨어지고 막내 조카가 '카시오페아' 자리를 가르쳐 주어 아는 별자리가 하나 더 늘었답니다.
가끔 현실이 답답하고 묵직할 때도 하늘만 바라보면 가슴이 실타래처럼 슬그머니 풀린답니다. 처녀시절 깊은 밤 그 어둠이 좋아 백열등도 끄고 건넌방에 혼자 누워있으면 창호지 틈으로 으스름 밝은 달빛이 비쳐지던 그때의 그 정경과 감동이 지금도 달빛이 밝은 날이면 생각납니다.
작은 일이지만 감사할 줄 알고 나 자신의 충만감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하는 시간의 흐름이었으니까요. 지금은 작은 아이 방에서는 달빛을 볼 수 있어 달이 뜨는 날이면 딸아이랑 유리창으로 비쳐진 포근한 달을 본답니다. 내 추억과 환희를 딸아이가 다 느낄 수는 없지만 따뜻한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서로의 생각은 달라도 뭔가 가슴 찡한 느낌은 있을 것 같습니다.
햇빛은 세상 만물을 온 천하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하고 생동하게 하는 원동력을 지닌 강한 빛입니다. 하지만 달빛은 온 세상 만물에 촉촉이 젖어드는 그런 내면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게 할 수 있는 따뜻한 빛이라 생각되어집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독특한 삶을 살려고 발버둥치면서 경쟁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달빛처럼 강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다 포근하게 감싸안을 수 있는 보금자리를 가꾸며 살고 싶습니다.
김덕순(대구 북구 동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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