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권기철의 그림에는 삶의 편린들이 곳곳에 박혀 있다. 실존적 삶을 회화에 투영하는 그가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고토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권기철의 작품은 작가 내면의 울림이 조형적 울림으로 치환되어 시각적으로 나타난 결과물이다. 한국화를 전공하고 동양 사상을 작품 활동 근간으로 삼는 그가 관심을 갖고 표현하려는 것은 비정형적이고 확정되지 않는 것들의 아름다움이다. 눈에 보이는 것의 정확한 재현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과감하게 형상을 제거한다. 그림이 위대한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대변한다. '예술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변형이며 추상'이라는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의 정의를 따르는 것 같다.
작가가 변형과 추상을 위해 형식적 기법으로 도입한 것은 선들의 겹침과 비워두기, 먹과 아크릴의 혼합, 채우면서 지우는 여백 등이다. 자유로운 선과 형상의 변형 혹은 제거와 같은 추상화 작업은 화면을 색채로 충만하게 채우면서도 여백을 두어 평면의 캔버스에 시원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무궁한 상상적 이미지를 불러 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운 상상력, 질서보다는 혼돈이 내재된 구성 방식은 화면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이질적인 요소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
모든 방향을 향해 열려 있는 선과 추상성을 통해 자유로운 조형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그의 작품을 보면 이탈, 일탈, 중심에서 벗어남을 향유하고 싶은 현대인의 욕망이 꿈틀거림을 느낄 수 있다. 053)427-5190.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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