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

토머스 길로비치 지음/이양원·장근영 옮김/모멘토 펴냄

사람들은 별의별 것을 다 믿고 산다. '세차만 하면 비가 온다', '내가 탈 버스는 언제나 늦게 온다', '샤워할 때는 전화가 온다' 등 일상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미심쩍은 통념과 잘못된 믿음은 너무 많다. 이 책은 인간이 너무 쉽게 받아들이는 근거 없는 믿음이 어떻게 생성되어 유통되는가를 파헤친 흥미진진한 보고서다. 인지심리학과 사회심리학 개념들을 활용해 미신과 속설의 생성 메커니즘을 명쾌하게 풀어내고 방어술까지 가르쳐준다.

그러면 인간은 어떤 인식 과정을 거처 미신과 속설을 믿게 될까. 책에 따르면 인간은 지각되는 사물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성향을 타고 났다. 무규칙, 무질서, 무의미는 견디기 어렵다는 것. 또 사람들은 불완전하고 대표성 없는 정보에 근거해서 결론을 내리며 믿음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 책은 기대와 선입견에 따라 사실을 달리 인식하거나 사람들이 자신을 실상보다 훨씬 높게 평가하는 '워비곤 호수 효과' 등 정확하게 인식하고 추론하는 일을 방해하는 여러가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릇된 믿음에 맞서는 마음의 습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마음이 우연적인 현상에서도 질서를 상상하려 들고 기억도 편한대로 왜곡한다는 사실을 항상 의식하고 부주의해서 놓치기 쉬운 정보나 내 생각과 달라서 외면하기 쉬운 정보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는 등 오류의 수렁에 빠지지 않기 위해 생각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하라고 충고한다. 320쪽, 1만1천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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