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산 분유도 못 믿겠다" 남양·파스퇴르서 멜라민 검출

뉴질랜드산 분유원료를 쓴 국산 분유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멜라민' 파동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는 부모들은 '국산 우유도 못 믿겠다'며 심리적 공황상태를 보일 정도로 충격파가 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일 뉴질랜드 낙농업체에서 생산한 우유단백질 '락토페린'에서 멜라민이 검출됨에 따라 뉴질랜드산 락토페린(원료) 9건과 이를 원료로 사용한 분유, 이유식 등 19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유명제품인 남양유업과 파스퇴르유업이 수입한 락토페린 2건에서 멜라민이 각각 3.3ppm과 1.9ppm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타투아 협동조합 낙농회사(타투아)의 락토페린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남양유업과 파스퇴르의 분유 및 이유식은 현재까지 12개 품목이라고 2일 밝혔다.

이어 2일 검출된 뉴질랜드산 분유원료는 뉴질랜드 타투아 협동조합 낙농회사(타투아)의 락토페린을 사용한 것으로 최소 12개 분유와 이유식 제품에 이용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식약청은 문제의 뉴질랜드산 락토페린이 사용된 분유와 이유식 제품에서는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타투아 락토페린을 사용한 5개 유가공품 업체의 제품 40건을 수거해 그 가운데 19건에 대해 멜라민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는 것. 나머지 21건에 대해서는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타투아사가 만든 락토페린을 수입한 업체는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파스퇴르유업, 성풍양행, 씨엔엘상사, 진성에프엔비 등 7곳이며 이 회사의 원료로 분유와 이유식 등을 제조한 업체는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파스퇴르유업, 비락 등 국내 5개 주요 유가공품업체가 망라돼 있다. 파스퇴르유업은 "락토페린은 호주산을 쓰고 있다"고 밝혀 뉴질랜드산 원료사용을 부인하고 있다.

락토페린은 면역강화 등의 효과가 있어 분유와 이유식, 면역강화 기능성 식품 등에 널리 사용되는 만큼 소비자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주부 이모 (32·달서구 이곡동)씨는 "식약청이 '극미량'이라고 발표했지만 믿지 못하겠다"며 불안해했다.

백화점과 대형 유통업체들도 관련 제품을 진열대에서 치우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종류와 물량도 많아 치우는 것도 문제"라며 "멜라민과 관계없는 분유라도 겁내하는 부모들이 분유를 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걱정했다.

식약청은 이날 오전 뉴질랜드산 분유원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데 대해 공식 발표했으며 부적합 제품은 전량 회수폐기할 방침이다.

한편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등 국내 일부 분유업체들은 뉴질랜드산 원료를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 락토페린(lactoferrin)이란?=항바이러스, 항균성 물질로 사람과 젖소의 초유(初乳)에 많이 들어있는 우유단백질. 분만후 며칠간 분비되는 노르스름하고 묽은 초유에 가장 많이 함유돼 있다. 세균의 증식에 필요한 철분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으며 면역 분비기관의 강화를 돕고 에이즈 바이러스와 C형 간염, 허피스 바이러스 등에 저항하는 성질을 띠고 있다. 분유업체들은 락토페린을 분유 제품에 성분의 0.05%, 이유식 제품에 0.001%를 첨가하는게 보통이다. 많이 쓸수록 좋지만 가격이 비싸고 추출하기 어려워 소량만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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