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제]봉사하는 당신이 아름답다1-칠곡청년봉사회

정이 넘치는 칠곡, 우리가 만들어요

'빛과 소금'. 상투적인 표현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30년 동안 봉사활동을 해온 '칠곡청년봉사회'에 가장 알맞은 수식어이기도 하다. 1978년 대구 북구 칠곡의 유능한 청년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작은 봉사단체를 만들었다. 이들이 내세운 구호는 "내고장 발전은 청년의 힘으로". 이렇게 결성된 칠곡청년봉사회는 30년 동안 칠곡지역에서 '빛과 소금'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

칠곡청년봉사회 활동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장애인 탐라체험사업. 올해로 벌써 9년째 행사를 이어왔다. 봉사회 회원들이 칠곡에 사는 장애인들을 모시고 2박3일 동안 제주도를 무료로 관광을 시켜주고 있다. 행사에 참여하는 장애인은 매년 20~30여명에 이른다. 이수하(40) 칠곡청년봉사회 회장은 "연세가 68세인 시각장애인을 모시고 제주도를 찾아 구두로 관광지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해드렸는데 그분이 '바다가 보인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보고 가슴이 찡했다"고 털어놨다. 작은 문턱조차 넘기 힘든 장애인들에게 비행기와 버스 등을 타고 제주도를 관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칠곡청년봉사회 회원들의 열정에 힘입어 '제주도 여행이란 꿈'을 실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제주도를 다녀와서 한층 밝아진 장애인들의 얼굴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15회째인 '옻골문화축제'도 칠곡청년봉사회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사업 가운데 하나다. 이 축제는 대구 북구를 대표하는 으뜸 축제로 자리매김했으며 순수 민간 봉사단체에서 주최하는 문화축제로는 전국에서 유일무이하다는 게 칠곡청년봉사회의 설명. 처음 체육대회로 출발한 옻골문화축제는 유치원생부터 성인들까지 참여하는 문예경연대회, 주민들이 참여하는 노래자랑 등을 포함하는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로 성장했다. 축제에 참여하는 주민이 1만5천여명에 이를 정도로 북구 주민들의 화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칠곡청년봉사회는 경북의 오지에 사는 학생들을 초청, 대구 곳곳을 견학시켜주는 선진지 견학행사를 갖기도 했으며 장학사업, 불우이웃돕기, 홀몸노인 주거환경 개선사업, 복지시설 방문 등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 회장은 "봉사회원 가운데에는 미장이나 도배 등 자신이 가진 기술을 동원해 홀몸어르신들의 방을 고쳐주는 봉사활동을 하는 분들도 있다"며 "회원 모두가 봉사를 통해 삶의 활력과 기쁨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사업을 전혀 하지 않는 칠곡청년봉사회는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는 회비를 비롯 회장 등 간부들의 기탁금, 북구청과 기업 등의 도움으로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현재 현역회원 45명, OB회원 70명 등 110여명을 두고 있다. 30년 동안 봉사활동을 해오다보니 아버지와 아들이 대를 이어 회원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회원들의 연령은 27세부터 44세까지이며 자영업자'회사원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망라돼 있다. 이 회장은 "칠곡에는 선'후배 사이에 정이 살아 있고 고향에 대한 애정도 강해 칠곡청년봉사회가 30년 동안 활동을 해온 원동력이 됐다"며 "봉사를 통해 얻는 기쁨이 매우 큰 만큼 칠곡에 사는 젊은이들이 봉사회에 적극 참여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는 세븐밸리'코이드 등 봉사에 뜻을 둔 기업들과 연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봉사활동의 폭을 더욱 넓혀가겠다"며 "봉사활동을 통해 사랑과 정이 넘치는 아름다운 칠곡만들기 프로젝트를 충실히 진행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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