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외철 전략기획국장(41)은 당내에서 손꼽히는 전략통이다.
경북대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1년 민주자유당 공채 1기로 정당생활을 시작한 김 국장은 줄곧 기획과 정세분석 분야 당료로 잔뼈가 굵었다. 실제로 그는 정국을 보는 남다른 감각을 지니고 있다. 야당시절이던 지난 2005년부터 1년여동안 한나라당 전략기획국장을 역임한데 이어 이명규 전략기획본부장 취임 이후 다시 집권여당의 전략기획을 책임지게 됨에 따라 당내에서는 유일하게 여.야의 전략기획국장을 모두 경험하는 당료가 된 셈이다.
그는 여당과 야당의 정국대응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점을 '창업'과 '수성'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했다.
야당의 전략은 온통 정권교체, 즉 창업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국회 등에서의 대여전략은 비판과 대안제시에 중점을 두면서 집권당의 실정을 파고 드는 것이 주요한 전략이라는 것. 이 과정에서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고 '야성'을 강하게 발휘해야 한다.
반면 여당은 '수성'이 우선적이다. 청와대와 야당 사이에서 나침반 혹은 조타수 역할을 적절히 하면서 여론을 주도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당의 정국대응전략이 야당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이다. 공통점도 있다. 김 국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당의 전략은 기본적으로 민심이라는 바다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며 민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국장은 강재섭 대표 시절에는 대표 보좌역으로 재직하면서 강 전 대표의 두터운 신임을 받기도 했다. 그는 강 전 대표에 대해 "정세나 정국을 보는 눈이 적확한데다 아랫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는 한편 합리적이면서도 결단력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기자들에게는 그다지 환영받지못하는 '크렘린'으로 불리기도 했다. 전략기획국장으로 당내 각급 회의에 모두 참석하면서 정보에 누구보다 밝지만 입이 무겁기 때문이었다. 그는 "참모는 참모일 뿐"이라면서 "참모의 생각은 모시느 정치인이나 조직을 통해 공식적으로 나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대구시당 사무부처장으로 일한 덕에 그는 지역정치권 인사들과의 교분도 두텁다. 하긴 대구의 맛집마니아들에게 닭개장국수로 유명한 북구의 '드봉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그의 모친이 김 국장보다 더 지역인사들과 친할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여당이 국민의 가려운 부분을 끍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당직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저의 몫"이라면서 "의욕만 갖고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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