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당문학상 수상자 송찬호의 '가을' 외에 최종심에 오른 송재학, 김명인, 김행숙, 심보선, 이영광, 이원, 장석남, 정진규, 최금진 시인의 시 6편씩을 담았다. 시인 문인수, 김혜순, 이남호, 이시영, 황현산 등 심사위원들은 이번 심사에서 원숙함과 안정감을 존중할 것인가 새로움과 당돌함을 존중할 것인가 고민했다고 한다. 그 결과 경력이나 원숙함보다는 '개별작품의 완성도'에 무게를 두었다고 밝히고 있다.
당선작 송찬호의 '가을'은 전통적 감각과 언어로 가을 서정을 노래한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미당 선생이 지녔던 언어의 마술을 다시 한번 보는 것 같다. 분위기와 어조에는 백석의 느낌도 있고 장난기와 천진함도 있다. 또 요즘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소리와 운율의 미학도 매력적이다"고 밝혔다.
'가을'은 복고적인 작품이다. 시 '가을' 속의 가을은 현실의 재현이라기보다 현실이 상실한 미학을 복원해 보인다는 평가다.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나간 콩알이 가슴을 스치자, 깜짝 놀란 장끼가 건너편 숲으로 날아가 껑, 껑, 우는 서러운 가을이었다//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나간 콩알이 엉덩이를 때리자, 초경이 비친 계집애처럼 화들짝 놀란 노루가 찔끔 피 한 방울 흘리며 맞은편 골짜기로 정신 없이 달아나는 가을이었다.(하략)'
송찬호 시인은 1959년 충북 보은 출생으로 1987년 '우리시대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김수영 문학상,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10년 동안의 빈 의자' '붉은 눈, 동백'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등이 있다. 148쪽, 8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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