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2008 시즌 프로야구의 가을 잔치가 시작됐다. 매일신문은 지역 야구팬들에게 피말리는 승부의 현장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고 경기의 맥을 짚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9일부터 전문가 코너 '최종문(대구방송 야구해설위원)의 포스트시즌 보기'를 마련, 삼성의 포스트시즌 경기 관전평을 싣는다.
포스트 시즌의 첫 경기 같은 큰 경기에서 초반 대량 득점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문 현상이다. 에이스급 투수의 대결에서는 한, 두 점을 뽑기에도 여간 집중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은 3회초 공격에서 7득점하면서 승부를 결정 지어버렸다.
어떤 까닭이 있었을까? 대구에서 부산으로 출발하기 전날 연습장에서 한대화 수석 코치는 선수들의 연습 타격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경험을 얘기했다. "큰 경기에서는 말이죠. 힘을 빼는게 가장 중요한 겁니다. 베테랑은 베테랑대로 뭔가 보여주겠다고 힘이 들어가고 신인은 신인대로 긴장하면서 힘이 들어가 경기가 안 풀리거든요. 이럴 땐 약이 없어요. 욕심을 버리면서 최대한 가볍게 팀플레이를 하면 기회는 항상 오게 돼 있어요. 근데 말이 쉽죠. 수많은 관중이 환호하는 가운데 타석에 서면 마음은 붕 뜨고…."
한 코치의 주문이 선수들에게 깊이 아로새겨진 것일까.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페넌트 레이스에서 많이 당했던 송승준의 유인구(스플리터와 싱커성 체인지업)를 침착하게 가벼운 스윙으로 안타로 연결, 차근차근 궁지로 내몰았다. 장소가 적진임을 고려하면 모든 타자들의 선구안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고 유리한 상황에서 들뜨지도, 불리한 상황에서 긴장하지도 않았다. 타격에서 이보다 더 기본에 충실할 수 없을 정도로 휼륭한 경기였다.
"롯데에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으면서도 서두르지 않는 침착한 플레이가 결국 대량 득점으로 이어졌지만 큰 경기에 임하는 자세(마음가짐)에서 이미 승부가 결정된 경기였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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