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의 마술사'로 불리는 금난새(61·사진)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계명대 총장특보)의 이름이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 한글 이름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게다가 '난새'가 '하늘을 나는 새'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성(姓)인 '금'도 원래는 '김해 김씨'인데 한자 '金'을 한글로 그대로 읽은 것이라는 사실 또한 아는 사람이 드물것 같다.
대부분의 '금씨' 성을 가진 사람들의 '거문고 금'(琴)과는 다른 성씨인 것이다. '금난새'라는 한글이름 1호의 탄생에 얽힌 사연도 흥미롭다. 금씨의 아버지는 국민 가곡 '그네'의 작곡가인 고(故) 금수현씨다. 물론 금수현씨의 호적상 이름은 김수현.
금난새 감독은 아버지를 이렇게 회상했다. "광복 이후 우리말 가사로 된 노래의 필요를 느끼고 '노래하자 운동'을 일으킬 정도로 열렬한 한글 전용 지지자셨어요. 성을 김씨에서 금씨로 바꾼 것도 한자인 '쇠 금'(金)을 한글 그대로 읽기 위해서지요."
이후 금수현씨는 태어난 아들딸들에게 한글이름을 선물했다. 둘째 금난새를 비롯해 금나라, 금누리, 금내리, 금노상 등 5남매의 이름을 모두 한글로 지었다고 한다. 이들 형제의 이름에도 재미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름이 공교롭게도 모두 'ㄴ' 돌림자인 것.
그래서 금난새 감독은 "아버지의 뜻을 받들기 위해 자신의 두 아들의 이름을 'ㄴ'의 다음 항렬인 'ㄷ'을 따왔다"고 했다. 첫째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뜻하는 금다다이며, 막내는 '세상에 드문 사람이 되라'는 뜻의 금드무니다.
그렇다면 손자들의 이름은 'ㄹ' 돌림자로 지을까? 그는 "한글을 각별히 사랑하신 아버님의 유지를 받들어 내 아이들의 이름은 그렇게 지었지만, 앞으로 태어날 손자들의 이름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대를 이어 한글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금난새 감독 가족의 모습에서 562돌을 맞은 오늘 한글날이 더욱 빛난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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