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인 응원 문화로 주목을 받았던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이 준플레이오프 1, 2차전 동안 부산 사직구장에서 추태를 벌여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9일 원정팀 응원단이 자리하는 3루쪽 관중석에는 삼성의 치어리더팀은 눈에 띄지 않았고 소수의 삼성 팬만이 모여 앉아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경기가 시작되기 전 경찰 경비 병력이 삼성 응원단이 자리할 곳에 투입됐다. 그들은 '인의 장막'을 쳐 부산의 일반 관중들과 삼성 응원석을 갈라 놓았다.
이는 8일 삼성이 12대3으로 대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3루쪽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일부 술취한 관중들이 경기 후반 삼성의 원정 응원단상을 점거하는 등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취해진 조치.
9일 3루쪽에서 양 팀 팬들간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또 다른 시비가 일었다. 6회말 롯데 공격 때 삼성 더그아웃이 술렁였고 양준혁이 3루쪽 관중석을 향해 불만섞인 몸짓을 하자 일부 팬들이 이에 반응, 양준혁에게 고함을 지르며 맞선 것. 투구 중이던 삼성 투수 정현욱을 향해 3루쪽 관중석에서 휴대용 레이저 포인터를 이용한 광선을 비췄다는 것이 시비의 발단이었다.
이미 경기 초반 이같은 일이 벌어져 장내 아나운서가 경고 방송을 내보냈지만 또 다시 같은 추태가 반복되자 선동열 감독이 심판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선수들도 더그아웃을 나와 관중들과 눈싸움을 벌이는 등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다행히 물병이 하나 그라운드로 날아든 것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사태가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야구 도시임을 자부하는 이들다운 관람 문화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선 감독은 경기 후 "어제부터 우리 투수들을 그처럼 방해했다. 일본이었다면 그 관중은 바로 퇴장 조치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그런 행위는 삼가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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