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개더링(The Gathering)

앤 엔라이트 지음/민승남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아룬다티 로이, 이언 매큐언, 마이클 온다치, 살만 루시디…. 맨부커 상을 받고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작가들이다. 맨부커 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 상과 함께 세계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영국과 영연방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그해 최고 소설을 가려내는 영국문학상이다.

아일랜드 작가인 앤 엔라이트는 2007년 10월 '개더링(The Gathering)'으로 제39회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가족관계와 개인의 붕괴에 관한 매우 완성도 높고 드라마틱한 소설'이라며 만장일치로 수상작을 결정했다.

헤가티 가족의 살아남은 아홉 자녀가 방종한 삶을 살다가 바다에 빠져죽은 형제 리엄의 장례식을 위해 더블린에 모인다. 리엄의 여동생 베로니카 만이 오빠 리엄이 왜 알콜중독자가 되어 방황하다 자살해야만 했는지 회상한다. 리엄은 술 때문에 죽은 게 아니었다. 어린 소년이었던 시절 겨울, 할머니 집에서 당한 일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와 아홉 명의 자녀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않는다. 오직 베로니카만이 리엄의 죽음을 슬퍼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해석한다.

엔라이트는 사랑과 죽음의 의미, 성장의 고통 뿐 아니라 한 가정의 붕괴와 한 가족의 단절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통해 한맺힌 아일랜드의 역사와 현실을 드러내 보인다. 336쪽, 1만2천원.

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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