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동구 방촌동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성백인(41)씨가 책을 냈다. 경북 상주 외남초등학교 49회 동기생(1981년 졸업)들의 글을 모아 펴낸 '희망꽃'이다. 졸업생 27명의 글과 초등학교시절 은사였던 송화범 정평묵 곽무용 선생님이 공동저자다. 그러니까 성씨는 발행인이고, 지은이는 외남초등학교 49회 동기생들이다.
책에는 지은이들의 프로필이 없다. 딱히 내세울 만한 이력이 없고, 설령 그럴듯한 이력이 있다고 해도 30명 모두를 싣는다는 게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만 경북 상주의 산골짜기 마을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함께 외남초등학교를 다녔다.
'희망꽃'은 함께 뛰어 놀던 어린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살아갈 날들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외남초등학교 49회 동기회장인 성씨는 이 책을 내기 위해 친구들에게 수백 통의 전화를 했다고 한다. 졸업생 100여명 중에 연락 가능한 80여명에게 무시로 원고를 독촉했고, 성화에 이기지 못한 27명이 글을 보내왔다.
책에 실린 글은 모두 제각각이다. 시와 수필도 있고 그림도 있고 서예작품도 있다. 동기생들 저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의 작품을 냈다. 이들은 경북 상주 외남에서 함께 자랐지만 저마다 사는 길과 사는 곳이 달랐다. 그래서 '희망꽃'에 묶인 작품 수준도 제각각이다.
성씨는 어렵게 말했다. "우리는 글을 잘 쓰지 못합니다. 이렇게 못 쓴 글을 묶은 책도 신문에 소개가 될까요? 정말 정성껏 썼습니다."
책 '희망꽃'은 아마추어가 만든 책이지만 어설픈 책이 아니다. 양면 표지는 양장이다. 성씨는 이 책을 직접 만들었다. 책 편집을 배우고 표지디자인까지 직접 골랐다. 정식으로 출판등록까지 마쳤다. 갖은 고생과 정성을 다해 만든 책이라고 했다. 1929년 경북 상주 외남초등학교 개교 이래 동기생들 글을 모아 책으로 만든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성씨는 이 책을 1천부나 찍었다.
"그렇게 많이 찍어서 어쩌려고요?"
"추억과 희망에 관한 책입니다. 여러 사람들한테 추억과 희망을 전하려고요."
이 책 '희망꽃'의 표지에는 '희망을 놓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가슴 뛰는 우리들의 따뜻한 희망 이야기'라고 씌어 있다. 221쪽, 1만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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