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 이사철. 경기도 남양주 가운지구 국민임대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됐다.
1998년부터 공급되기 시작한 국민임대아파트의 267번째 입주단지. 1천417세대가 새 보금자리를 찾아 이곳으로 들어온다. 월 소득 약 227만 원 이하의 집 없는 사람들만 입주할 수 있는 곳. 지하 단칸방, 고시원, 뉴타운지역 셋집 등 다양한 셋방살이를 한 이들이 한곳에 모인다.
입주 첫날부터 펼쳐지는 이사전쟁. 줄줄이 들어오는 용달차들이 그 시작을 알린다. 포장이사대신 직접 이삿짐을 싸고 옮기는 집도 여럿. 손수레로 짐을 실어 나르는 독거노인까지 등장한다. 부적을 붙이고, 부자가 된다는 밥솥을 제일 먼저 들여놓은 집까지 새 터전에 대한 기대를 품은 입주민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휑한 홍성수씨네 집. 제대로 된 가구 하나, 라면 끓일 가스레인지조차 없이 싱크대 위에 소형 라디오만 놓여있다. 사업실패 후 노숙생활까지 했던 그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 고시원을 전전했다. 20년 만의 집들이. 그는 눈물을 터트리고 만다.
세 명이 눕기에도 비좁았던 단칸방에서 7년간 살았던 경수네 가족. 드디어 방 두개짜리 집으로 이사를 했다. 새 보금자리엔 그간 들여놓을 엄두도 못 냈던 가구는 물론 6살 꼬마 경수의 방도 생겼다. 이들 부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20년 동안 이사만 12번 했다는 이광일씨 가족은 아예 단골 이삿짐 업체가 있을 정도다.
새 집에 대한 기대와 임대료 걱정이 교차하는, 국민임대아파트 이사하는 날. 그들의 이삿짐 속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그 입주 첫 3일을 따라가 보았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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