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에 4대8 역전패

삼성 라이온즈의 포스트시즌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세 번 내리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삼성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1차전에서 경기 후반 수비 실수가 잇따르는 등 탄탄하던 조직력이 무너지며 4대8로 역전패, 기선을 제압당했다.

4대4로 팽팽하던 7회말, 삼성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6회말 2사 3루에서 삼성의 두번째 투수 정현욱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좌완 투수 권혁은 전상렬을 범타로 처리한 뒤 두산의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7회말에도 마운드에 섰다. 하지만 좌타자인 이종욱, 오재원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위기를 자초한 뒤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권혁 대신 마운드에 오른 안지만은 김현수를 볼넷으로 출루시켜 무사 만루 상황에 몰렸고 김동주의 희생 플라이와 홍성흔의 내야 땅볼로 인해 2점을 내줬다. 더구나 베테랑 유격수 박진만의 어이 없는 실책이 나온 것이 결정타. 2사 2루 때 박진만이 내야 땅볼을 놓친 뒤 후속 동작 없이 멍하니 있는 사이 2루 주자 김현수가 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

8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나온 우익수 최형우의 수비도 아쉬움이 남았다. 두산 이종욱의 잘 맞은 타구가 외야로 뻗어 나오자 타구를 따라 뛰어오르며 잡으려 했으나 자신의 키를 넘어가고 말았다. 좀 더 타구 판단이 빨랐다면 잡을 수도 있었던 타구. 이로 인해 두산은 1점을 추가했고 삼성은 더 이상 추격할 힘을 잃었다.

이날 먼저 승기를 잡은 것은 삼성. 3회초 신명철의 유격수쪽 내야 안타, 박한이의 좌전 안타, 조동찬의 볼넷으로 잡은 무사 만루의 기회에서 양준혁, 진갑용이 연속으로 1타점 적시타를 날려 2점을 먼저 올리며 두산 선발 투수 김선우(2이닝 4피안타 3볼넷 4실점)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이어진 무사 만루의 상황에서 두산은 추가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좌완 투수 이혜천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은 최형우의 몸에 맞는 볼과 채태인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2점을 추가했으나 무사 만루의 기회에서 얻은 점수 치고는 아쉬웠다. 결국 두산은 4회말 고영민과 이대수의 1타점 적시타 등으로 3점, 5회말 세 타자 연속 안타로 1점을 내 4대4 동점을 만들었고 막판에 삼성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져 역전극을 연출해냈다.

먼저 4득점한 삼성은 53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은 선발 투수 배영수(3과 2/3이닝 5피안타 3실점)를 일찌감치 내리고 승리를 확정지으려고 서둘렀으나 정현욱-권혁-안지만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이 두산의 끈질긴 추격을 저지하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