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측불허 널뛰기 장세…암울한 밤의 시작인가?

17일 코스피지수가 전날 미국시장의 반등에도 불구, 3년 만에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선진국에 이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머징 시장에도 결국 신용위험이 확산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외국인들이 '팔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이제 바닥이라는 전망과 아직 멀었다는 전망이 교차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불안도 더욱 커지고 있다.

◆코스피 3년 만에 최저치=17일 코스피지수는 1,180.67을 기록, 전날보다 33.11포인트(2.73%)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에 비해 2.25포인트(0.635%) 내린 352.18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200선 밑으로 내려앉은 것은 2005년 11월1일(1,188.95) 이후 거의 3년 만에 처음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4천948억원을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 공세를 이어갔다. 15일부터 사흘 동안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 규모는 1조5천억원을 넘는다.

건설, 운수장비, 기계 등 경기민감주와 은행, 보험 등 금융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3년3개월 만에 50만원이 무너졌다.

다행히 미국 증시 급반등과 함께 3개월짜리 리보(런던은행간 금리)가 하락하는 등 글로벌 신용경색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는 소식에 환율과 금리는 일단 안정을 되찾았다. 이날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39.00원 떨어진 1,334.00원으로 마감했다.

◆전망도 헷갈린다=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시장이 전날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국내 시장이 급락한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혼조세다. 매일신문 증시자문위원들의 예측도 엇갈리고 있다.

관계기사 13면

유진투자증권 김경봉 대구서지점장은 "하락의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예측한 반면, 하이투자증권 이승수 대구지점장은 "내년 1분기까지는 어둡다"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서상택 대구동지점장과 굿모닝신한증권 류창곤 대구지점장은 "저점을 완전히 확인하고 들어가야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투자자들은 아주 차분=또다시 주가가 폭락했지만 17일 펀드 환매는 거의 없었다. 비교적 차분하게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대구권 금융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대구은행 각 창구의 경우, 17일 주식형펀드 환매가 17억원에 머물러 최근 며칠간 평균치보다 더 적었다.

대구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많을때는 50억원 가까이 환매가 일어나기도 했지만 17일은 환매가 적은편"이라며 "최근 하락장에서 일부 거액 자산가들은 '지금이 기회다'라면서 오히려 큰 돈을 펀드에 넣고 있다"고 했다.

한편 향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빠르고도 제대로된 정책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대구상의 주최 대구지역 경제동향보고회에 참석한 김만제 전 경제부총리는 "지금까지 우리 정부의 경우, 현상과 정책이 거꾸로 갔다. 봄부터 외화부족 조짐이 있었는데 경제팀은 '환율이 오르니 더 좋은 것도 있다'고 엉뚱한 소리를 했고, 최근 한달 새 국제원유가격이 반토막이 났는데도 통화당국은 물가를 잡겠다며 긴축정책을 폈었다. 곧 다가올 현상과 전혀 다른 정책이 나오면서 지금의 어려움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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