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꼬레아, 비바오페라!'
2008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가 지난 1일 시작해 11월 8일까지 대구 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열린다.
24일과 25일엔 독일 다름슈타트 국립극장 초청작으로 모차르트가 11세의 나이에 작곡한 '아폴로와 히아친투스' 그리고 '첫째 계명의 의무'가 아시아에서 첫 공연됐다.(당시 주교는 모차르트가 '아폴로와 히아친투스'를 작곡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그를 감금하고 '첫째 계명의 의무'를 작곡하게 했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극장장인 '존 듀'의 연출 아래 다름슈타트 국립극장 소속 스태프진과 성악가들이 대구 오페라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첫번째 작품 '아폴로와 히아친투스'는 고대 그리스의 아폴로 신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사랑과 질투 등 신화적 내용을 다루어 다소 무겁고 진지했으나 모차르트 음악의 아름다운 선율로 오히려 우아하게 승화시켰다. 그랜드 오페라를 선호하는 청중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연극적인 아기자기함과 발레를 보는 듯한 연주자들의 우아한 몸짓은 보기 드문 소박한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히아친투스(오에발루스의 아들)와 제피루스(히아친투스의 친구), 이 두 남성역할을 여성들이 담당한 것은 작품 전체의 색깔을 더욱 밝게 했으며 지휘자가 직접 쳄발로를 연주함으로써 출연진과의 멋진 호흡을 이루어냈다.
이에 반해 두번째 작품인 '첫째 계명의 의무'는 코믹오페라의 진수를 마음껏 보여주었다. 죽음, 공포, 영원한 정죄 등을 소재로 '인간 삶의 목적과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내용을 진지하면서도 상당히 코믹하게 표현했다. 객석의 붉은색 조명 아래 귀여운 여섯 악마가 등장해 무대 위로 올라가고, 2층 객석에서 천사로 분장한 트롬본 주자가 나팔을 불었으며, 신속한 장면전환을 위하여 연기자가 직접 배경그림을 밀고 들어오는 등 재치 있는 연출이 소박한 무대와 멋진 조화를 이뤘다. 모든 출연자들이 열연했으며 특히 벨트가이스트(사탄) 역을 한 일본인 소프라노 아키 하시모토는 전체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 주었다.
작은 규모의 작품을 연속 공연하는 데는 규모가 큰 한 작품의 공연과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이번 공연 역시 훌륭한 연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두 작품의 연속적인 공연에서 수준 있는 인내심을 발휘해야 했다. 그러나 어린 모차르트의 아름답고 성숙한 음악세계를 아시아 초연으로 대구시민에게 소개한 이번 행사는 완벽에 가까운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그 의미가 더했으리라 생각된다.
임주섭(영남대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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