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칠순 기념으로 떠난 여행에서 인질이 될 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지난 23일 아내와 함께 중국 관광을 떠났던 노충복(75·대구 서구 비산동)씨 등 60·70대 단체여행객 16명은 황산으로 가는 여행길에 중국 현지업체에 의해 관광은커녕 무려 24시간을 버스에 갇힌 채 끌려다녀야 했다.
대구의 한 여행사와 계약을 맺은 중국 현지 업체 측이 여행대금 정산을 요구하며 노씨 등을 인질로 붙잡았다. 이들은 상해에서 고속도로를 통해 5시간 떨어진 황산으로 가다 갑자기 인적 드문 시골에다 버스를 세워놓고는 "당장 1천600만원을 입금시키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다"며 횡포를 부렸다.
노씨는 "무려 10시간 넘게 붙잡혀 있다가 관광객 2명이 할 수 없이 가이드비용과 버스비 150만원을 정산해 주기로 약속하고 다시 상해로 버스를 돌렸다. 상해에서도 호텔 투숙을 방해하고 여권을 내주지 않는 등 횡포가 계속돼 무려 24시간 이상 한 끼도 못먹은 채 끌려다녔다"고 했다.
이들은 상해에 있는 한국 영사관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지만 "'주말이라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 '조만간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응답만 되돌아 왔다"며 고통스런 당시를 떠올렸다. 결국 이들은 4박5일 일정 중에서 한나절의 관광조차 못한 채 25일 밤 한국으로 되돌아왔다. 1인당 75만원을 내고 관광을 갔다가 '날벼락'을 당한 셈이다.
한국의 해당 여행사도 중국 업체의 횡포에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여행사 대표는 "현지에 동행한 가이드를 통해 상황을 연락받았지만, 무슨 일인 줄도 모르고 그들이 요구하는 돈을 줄 수가 없었다"며 "지불하지 않은 대금은 전혀 없으며, 중국 현지 업체 간의 계약 관계에서 뭔가 사기를 당한 것 같다"고 밝혔다. 여행사는 중국업체에 대한 손해배상, 형사고발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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