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2년 연속 정규 시즌 1위와 함께 10월의 마지막 밤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두산을 꺾고 챔피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김성근 감독의 힘과 그에 따라 두터워진 전력 덕분이었다.
SK는 풍부한 가용 자원을 자랑하며 올 정규 시즌에서 여유 있게 1위를 확정지었다. 4번 타자 이호준이 부상으로 빠졌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에 훨씬 못 미쳤지만 SK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들을 대체할 선수들이 충분히 준비돼 있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비슷한 전력의 팀을 두 개는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농담이 오갈 정도였다.
이처럼 SK가 막강한 전력을 갖추게 된 데는 김성근 감독의 힘이 컸다. '지옥 훈련'이라 할 만큼 김 감독은 선수들을 그라운드로 쉴새없이 내몰았다. 훈련이 많기로 소문난 일본 프로야구 구단들을 무색케 할 정도로 훈련량이 많았다. 그 속에서 젊은 선수들은 방망이는 갈수록 날카롭게 돌게 됐고 어느새 팀은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됐다.
하지만 김 감독이 무턱대고 선수들을 혹독히 단련시켰던 것은 아니다. 선수들에게 '왜 야구를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도록 했고 그 답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훈련 속에서 찾게 만들었다. 덕분에 SK는 주전과 비주전 선수간 기량 차가 별로 나지 않는 팀으로 거듭났고 한 두 선수가 부상 등으로 빠져도 전력의 공백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SK 타자 가운데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는 박재홍과 최정, 정근우, 나주환 등 4명 뿐. 김 감독이 선수들을 풍부하게 기용했다는 의미인데 그만큼 선수들의 기량이 고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3루수 최정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타율 0.267로 가능성을 보였던 그는 올 시즌 타율이 0.328로 부쩍 올라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두터운 불펜을 거느리면서 많은 투수 교체를 통해 승기를 잡아나가던 SK였지만 투수진에서 올 시즌 가장 돋보인 선수는 데뷔 2년차인 선발 투수 김광현. 지난 시즌 많은 기대를 받고도 3승7패, 평균자책점 3.62에 그쳤던 김광현은 올해 다승(16승4패)과 탈삼진(150개) 부문에서 1위, 평균자책점 2위(2.39)를 기록하며 에이스로 급성장했다.
박재홍, 김재현 등 베테랑들이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조직력이 더욱 탄탄해진 SK는 2년 연속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와이번스의 전성시대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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