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그림책은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보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계산해 보면 일생 동안 그림책과 함께하는 시간은 꽤 길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 그림책과 멀리하다가도 결혼 후 임신 때 태교를 위해, 자녀 교육 때문에 다시 그림책을 접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할아버지·할머니가 되면 손자·손녀를 위한 그림책 읽기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를 물리적 시간으로 계산해 보면 대략 30년 정도 된다는 결과가 나온다. 아니 30년이 넘을 수도 있다.
아이들이 그림책 속에서 재미와 감동을 얻는다면 어른들은 아이들과 또 다른 시각으로 재미와 감동을 느낀다. 종합예술인 그림책 속에 숨어 있는 심리가 어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인데 최근 들어서는 교육적 가치 못지 않게 그림책이 정서에 미치는 치유적 가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림책 활용의 패러다임이 교육에서 치유적 영역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림책의 치유 가치는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교육학과 학위논문 '쿠슐라:장애아 사례 연구-만 3년 동안의 풍요로운 삶'(1975년)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논문은 신체 장애에 지적 장애까지 갖고 태어난 쿠슐라 요먼이라는 유아의 실제 사례 연구를 통해 장애가 심한 어린이의 발달에 그림책이 미친 영향을 다뤘다. 오랜 시간 그림책을 접한 쿠슐라가 3년8개월령이 되어 받은 발달검사에서 지능은 평균보다 높아졌고 언어능력도 정상아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은 우리 나라에서 1997년 '쿠슐라와 그림책 이야기'(보리)라는 책으로 다듬어져 나왔는데, 이를 계기로 그림책의 또 다른 가치가 국내에 처음 알려지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후 한국에서 그림책에 대한 관점은 교육적 가치에 집중돼 있었고 독서지도 측면에서 많이 활용되어 오다 최근 몇년 사이 독서치료가 보급되고 아동문학치료 효과 검증 논문이 나오면서 치유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그림책의 치유 효과는 유아는 물론 심리적 문제를 가진 사람이나 장애아동 및 성인에게도 나타난다. 또한 그림책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좋은 교육 도구이자 마음의 성장이 이뤄지도록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림책을 많이 접하게 해주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심리 상담이 가미된 프로그램을 접목시킨다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미 진행되고 있지만 결혼 이주 여성들에게는 우리 나라 옛 이야기를 소재로 한 그림책을 활용해 효과적인 한글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도움말:김은아 행복한그림동화책연구소장 www.happymindlab.com
▨그림책을 통한 어른들의 행복 찾기
1. 용기를 잃어버린 친구, 낙담한 친구에게 그림책 읽어 주기
2. 지하철 안에서 마음 편하게 그림책 읽어 보기
3. 생각나는 사람에게 유쾌한 그림책 한권 보내기
4. 서점 그림책 코너에 서서 30분만 그림책 읽기에 몰두하기
5. 복지관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아이의 그림책 후원자 되기
6. 자녀 교육이라는 목적에서 벗어나 내가 읽고 싶은 그림책 한권 사기
도움말:김은아 행복한그림동화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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