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정치권 자문기구 우린 몰라"

한나라당 대구시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구경제살리기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의 위상과 운영방안을 놓고 대구시와 정치권 간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추진위는 지난 9월 박근혜 전 대표가 대구에 필요한 미래성장 산업을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는 태스크포스(TF)가 필요하다고 제안함에 따라 김만제 전 경제부총리가 위원장으로 구성됐다. 추진위는 오는 21일 전문가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추진위의 위상에 대해 한나라당 대구시당 등 지역 정치권은 향후 대구경제의 발전방향을 제시할 정도의 비중있는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대구시는 추진위를 대구시와는 관계없는 지역 정치권의 자문기구 수준으로 여기고 있어 향후 추진위의 운영방안에 대한 논란이 벌어질 조짐이다.

특히 추진위가 첫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활동예산 지원에 대해 대구시가 보이고 있는 무관심한 자세에 대해 대구시당 측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등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정치권은 추진위 활동에 필요한 예산 일부를 대구시가 지원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대구시는 분명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대구시는 지역출신 전직 장·차관과 원로 CEO 등이 포함된 별도의 모임을 만들어 기업 유치 등에 필요한 조언과 지원을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대구시는 이 모임에는 예산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대구시가 의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놓은 추진위는 지원하지 않고, 별도의 모임을 만들어 예산까지 편성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제안으로 추진위가 구성됐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대구시 측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관측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하는 일을 시에서 지원해 줄 명분은 없다"면서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시당은 추진위를 구성할 때 대구시 관계자들과도 충분히 협의했다고 반박했다.

추진위는 최근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장, 이화언 대구은행장,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이진설 메리어트호텔 회장, 알란 팀벌릭 (전)주한영국상공회의소 회장 등 25명의 위원 인선을 끝냈다. 추진위는 향후 사안별로 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 또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그 결과를 한나라당 대구지역 의원들과 대구시에 건의해 시의 정책으로 채택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