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오리온스, 열정이 살아나야 연패 벗어난다

'실책을 줄이고 투지를 살려라.' 14일 대구체육관에서 맞서는 대구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은 모두 빠른 공격이 장기인 팀이지만 잦은 실책으로 고전 중이다. 3연패에 빠진 오리온스로서는 김승현의 컨디션도 변수지만 국내 선수들의 분발이 절실한 시점이다.

오리온스는 3연패를 당하는 동안 공·수에서 활력을 잃었다. 두 경기에 빠졌던 김승현이 복귀했지만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같은 패턴의 공격에 잇따라 실점하고도 수비의 변화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공격에서도 크리스 다니엘스를 이용한 골밑 공격에 지나치게 의존, 국내 선수들의 움직임은 좋지 못했다.

12일 상대한 부산 KTF 선수들의 열정은 오리온스와 비교돼 더욱 인상적이었다. 5연패에 빠져 있던 KTF는 투지 넘치는 벤치 멤버들이 열심히 뛰면서 팀 분위기를 바꿨다. 반면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한 오리온스는 수비까지 엉성해 고배를 마셨다. 홈팬들 앞에서라면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하고자 하는 의지라도 보여줬어야 했다.

고비를 맞은 오리온스로서는 그나마 서울 삼성의 전력이 완전치 않다는 것이 다행이다. 김승현의 손에서 속공이 시작되는 오리온스처럼 삼성 역시 이상민-강혁-이정석 등 수준급 가드진을 앞세운 빠른 공격이 주무기인 팀이지만 실책이 잦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삼성은 현재 턴오버 1위(108개)로 2위인 오리온스보다 6개 더 많은 실책을 저질렀다.

오리온스의 경계 대상 1호는 두 시즌째 삼성에서 뛰고 있는 테렌스 레더(28.3점 14.2리바운드). 삼성은 새 외국인 선수 에반 브락이 아직 리그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왼쪽 발목 수술을 받고 복귀한 이규섭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어서 레더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지난 시즌처럼 빠른 공격도 자주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승현의 컨디션 회복이 관건이지만 국내 선수들의 뒷받침이 없으면 오리온스의 미래는 밝아지기 어렵다. 공·수에서 적극적으로 뛰지도 않고 약속된 팀 플레이에 의한 움직임도 적다 보니 경기가 쉽게 풀릴 리 만무한 형편. 두 자릿수 이상 평균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크리스와 가넷 톰슨, 김승현 뿐일 정도로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 부족하다.

골밑에서 이동준(8.3점)과 백인선(7점)이 분전 중이지만 슈터들의 모습은 실망스럽다. 김병철과 전정규는 평균 8.3점, 오용준과 이현준은 각각 3점, 1.4점을 넣었을 뿐이다. 수비는 차치하더라도 슛 찬스를 찾아 스스로 움직이고 기회를 잡았으면 과감하게 던지는 적극적인 자세가 아쉽다. 김용우와 이상수처럼 신인들을 중용해 기존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한편 13일 경기에서 홈팀 인천 전자랜드는 연장 접전 끝에 서울 SK를 99대92로 제압, 3연패에서 탈출했고 원주 동부는 원정 경기에서 창원 LG를 90대72로 눌러 5승1패로 전주 KCC와 함께 공동 1위에 복귀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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