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불황을 이기는 경쟁력은 창의력

지속되는 경제불황으로 모든 가정과 기업에 고민이 참 많은 시기다. 세계 경제 침체까지 닥쳐 우리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안겨 주면서 제2의 IMF가 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있다. 기업인에게 불황은 거북한 존재이면서도 피할 수 없는 시험대다. 불황이 깊어질수록 기업가의 고민도 깊어진다. 그러나 그 고민만큼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창의력의 중요성도 더해진다.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 가장 강한 경쟁력은 창의력이다. 남들과 다르게 접근하면 다른 생각, 다른 해결책이 나오게 된다. 그렇기에 히트상품은 불황 속에서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IMF를 맞아 국내의 테마파크가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던 1998년 롯데월드는 자이로드롭이라는 스릴라이더를 설치해 그해 높은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에 롤러코스터 이외에 하강이라는 스릴을 맛볼 수 있는 놀이기구가 없다는 사실에 착안해 성공을 거둔 것이다. 광동제약의 비타500 역시 1999년 IMF로 인한 부도위기 속에서 개발된 상품이다. 사내 조직 감축까지 고려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도 과립이나 알약 형태의 비타민을 물에 녹여 먹으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 하나로 신제품 개발에 과감히 투자를 함으로써 드링크 음료시장을 장악했다.

실패가 두려워 과감하게 도전하지 않으면 성장도,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인터파크가 개장한 1996년 당시 국내에는 전자상거래에 대한 개념조차 생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최초의 온라인 쇼핑몰로 등장한 인터파크는 설립 자체가 도전적이었기 때문에 기업문화도 도전정신에 가치를 두고 있다. 도전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실패에 대해서도 관용적이며, 직원 개개인의 창의력을 무엇보다도 존중한다. 작은 창의력이 하나씩 모여 기업의 큰 경쟁력이 된다. 현재 인터파크 내에는 모든 회의시간에 업무와 직접 관련없는 부서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또한 직원들의 창의적인 생각들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기 위해 언제라도 어떤 분야에 대한 것이든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고 포상을 실시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 제안제도는 월 평균 20여건의 제안이 접수되는 등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실제로 회원 등급별 혜택의 노출을 통한 고객 충성도 제고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경영활동에 반영되었다.

눈이 소복이 쌓인 벌판에 처음 발을 딛는 자는 다음의 행인을 위한 길잡이가 된다. 그렇기에 인터파크는 최초의 온라인 쇼핑몰로서 창의력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모바일, 홈매니지먼트 서비스 등 미래사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인터파크모바일에서는 운세상담 오픈마켓 '포켓'과 무료 와인검색 서비스 '와인541'을 오픈하고 인터파크에서의 거래상품을 전문지식으로까지 넓혀나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반 상품을 구매하듯 소비자가 상담주제에 따라 역술가들이 등록한 다양한 상담상품을 선택해 1대 1 상담을 받거나 핸드폰을 통해 당도, 산도 등의 수치를 조절하며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와인과 정보를 간편하게 찾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올해 초 고품격 생활서비스 제공을 위해 출범한 인터파크HM은 인력의 직접 채용과 교육, 매뉴얼화된 서비스 제공을 통해 가사노동 서비스를 온라인화, 표준화, 고급화시켜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파견, 알선위주의 가사도우미 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인터파크는 업계 최초 도서무료배송, 당일배송 서비스에 이어 쇼핑 상품의 배송서비스의 획을 긋는 공격적인 마케팅도 계획하고 있다.

과거에는 의식주 등 본능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함이 주요 목적이었다면, 현재는 감성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상품위주의 가격경쟁이 온라인 시장을 키운 성장엔진이었다면 앞으로는 누가 더 진화되고 지능화된 서비스를 얼마나 다양하게 제공하는가가 미래산업 전략 구상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공연예매를 위해 음악사나 대형서점 등을 찾던 10년 전만 해도 인터넷을 통한 예매가 9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겠는가? 지금 당장 크게 매출에 기여하지 못하더라도 창의력을 바탕으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한다면 지금의 경제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터파크INT 대표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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